디자이너 베라 왕은 75세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슬림하고 탄탄한 몸매와 긴 생머리를 유지하고 있다.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연초, ‘동안 외모’를 유지하는 그녀의 비결에 더욱 관심이 쏠리게 마련이다. 그런데 베라 왕이 언론을 통해 밝힌 식습관은 다소 의외다. 그녀는 과거 한 해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매일 햄버거를 먹는다”고 밝혔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으로는 “크림이 가득 들어있고 설탕으로 코팅된 도넛”을 꼽았다. 일과 충분한 수면, 그리고 보드카와 다이어트 콜라를 즐긴다고도 언급했다. 탄수화물을 철저하게 배제하는 등 강박적인 식단관리보다 일상을 즐기는 식습관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 ‘75세’ 베라 왕 “매일 햄버거 먹는다”…무작정 따라했다간
그러나 이런 식습관을 여과없이 받아들여도 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이 든다. 식사 후 혈당 수치가 급격히 상승했다가 다시 떨어지는 현상을 지칭하는 ‘혈당 스파이크’가 화두에 오르면서 이를 예방하기 위한 식습관이 주목받는 최근 추세와도 거리감이 있다.
국내 비만 전문가들은 베라 왕의 식습관에 관해 다소 의외의 견해를 내놨다. 햄버거가 흔히 다이어트 중 피해야 할 음식으로 여겨지는 것과 달리, 적절히 선택하면 주요 영양소를 골고루 제공하는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 햄버거를 구성하는 빵(번)이 탄수화물, 패티가 단백질, 소스‧치즈가 지방에 해당해 3대 영양소를 갖춘 데다 양상추‧토마토‧양파 같은 채소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이유다.
손보드리 365mc 영등포점 대표원장은 “요즘에는 햄버거 조리법을 하나하나 고를 수 있다"며 “튀긴 패티 대신 그릴에 구운 패티를 선택하고 신선한 채소를 추가하고 칼로리가 높은 소스를 제거하면 한결 건강하게 햄버거를 즐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일반 패스트푸드 햄버거는 칼로리가 높을 수 있기 때문에 작은 크기 또는 저칼로리 옵션을 선택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빵 한쪽을 제거하거나 빵 대신 양상추로 버거를 감싸는 양상추 번을 활용하는 것도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면서 포만감을 채우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다. 다만 감자튀김, 치킨너겟 같은 사이드 메뉴 선택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메인 메뉴인 햄버거보다 포만감이 적은 데도 열량이 높고 탄수화물‧지방‧나트륨 섭취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음료를 선택할 때도 아메리카노 또는 당분이 적은 메뉴를 고르는 것이 현명하다.
◇ “보드카도 예외 없다” 음주, 다이어트 중 ‘입터짐’ 유발하기도
그렇다면 크림이 가득 든 글레이즈 도넛과 보드카는 어떨까. 손 대표원장은 “도넛을 한입 베어물면 순간적으로 행복감이 들지 몰라도 당분을 과도하게 섭취하게 돼 잉여 지방 축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크림도, 설탕소스도, 도넛 자체도 모두 정제 탄수화물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무리 최강 동안의 식습관이라도 다이어트 중 도넛 같이 당분 함량이 높은 간식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드카도 예외일 수 없다. 일부 보디빌더는 체중감량 기간 잠들기 전 안주 없이 보드카 한 잔을 마시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코올 성분이 이뇨작용을 유발하는 데서 착안해 일시적으로 체내 수분을 줄이려는 전략인데, 이는 어디까지나 엄격한 식단관리를 병행하는 극소수에 국한되는 사례다.
손 대표원장은 “알코올은 식욕을 억제하는 렙틴 호르몬의 분비를 방해하는데 이 호르몬의 작용이 억제되면 배고픔을 더 느끼게 된다. 마치 식욕이 폭발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며 “알코올 섭취 후 오렉신(orexin)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활성화되는 것도 술을 마신 뒤 더 배고픈 느낌이 들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폐경 후 갑자기 불어난 ‘나잇살’…“시술 고민될 땐 전문가와 상의해야”
베라 왕의 몸매를 부러워하는 중장년층은 ‘나잇살’ 관리에 어려움을 토로하곤 한다. 누구나 겪는 나잇살의 주된 원인은 근육량 감소와 호르몬 변화다. 40대 중반에서 60대 초반 사이에는 급격한 대사변화가 일어나 체중 증가와 근육량 감소를 부추긴다. 체중은 같아도 미묘하게 체형이 달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는 근육량 감소와 호르몬 변화 때문이다. 근육량 감소는 30대 중반부터 시작된다. 60세 이후에는 매년 3~4%씩 줄어드는데, 여성의 경우 폐경 후 에스트로겐 감소로 인해 지방 축적이 더 두드러질 수 있다. 젊을 때와 똑같이 먹고 움직여도 살이 찌는 건 근육량과 함께 기초대사량이 낮아지는 탓이다.
손 대표원장은 “운동과 식단 관리에도 불구하고 팔뚝, 복부가 유독 늘어지고 허벅지 부위는 가늘어져 고민이라면 지방흡입, 지방추출 주사 등 의료적 시술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방송 등을 통해 자극을 받는 이들이 많은데 중장년층은 만성질환 등 건강 문제를 갖고있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해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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