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가 주행 중에 휴대전화를 사용하자 차량 내부에서 경고음이 울렸다. 운전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졸음운전을 하다 고개를 떨구자 환기를 하라는 화면도 떴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인캐빈 모니터링 시스템(ICM)’ 기술을 적용한 미래 자동차의 모습들이다. 운전자와 탑승객의 자세나 행동, 생체 신호를 감지해 안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신기술이다.
22일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인캐빈 모니터링 시스템은 탑승객을 모니터링하는 카메라(하드웨어)와 이를 분석하는 소프트웨어 로직으로 구성된다. 차량 내부 카메라는 탑승객의 자세와 위치, 생체 신호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소프트웨어 로직은 카메라에게 전달받은 신호를 분석한다. 운전자 등 탑승객이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화면이나 소리 등으로 경고하는 방식이다.
졸음 운전·휴대전화 사용·흡연과 같은 부주의, 운전대에서 손을 떼는 행위, 뒷좌석에 유아를 방치하고 하차하는 행위 등 10가지가 넘는 위험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개발해 안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 기술로 유럽 차량용 소프트웨어 표준인 ASPICE 인증을 획득했다. 해당 지역의 안전평가 기준인 NCAP 목표도 초과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모비스는 유럽 완성차를 대상으로 인캐빈 모니터링 시스템을 미리 공개하며 수주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조사기관에 따르면 카메라를 이용한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DMS)은 연평균 40%이 급성장하고 있다. 안전 기준이 까다로운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는 DMS 장착이 의무화 돼 고급차 시장을 중심으로 탑승객 안전기술이 더 주목받을 전망이다. 현대모비스의 인캐빈 모니터링 시스템은 현재 양산이 가능할 정도로 다른 경쟁사보다 앞서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운전자 생체 신호를 분석하는 헬스케어 기능을 강화하고 상업용 플릿서비스에 특화한 차세대 신기술(2.0) 개발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신규철 현대모비스 전자제어개발실장은 “자율주행 고도화에 따라 차량 내부의 편의 기능과 함께 안전기술 수요는 더 높아지고 있다”며 “탑승객마다 다른 신체 구조를 세밀하게 분석하고 정확도 높은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