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게 비지떡'이라는 생각 때문인지 알뜰폰 고객센터가 있는 것도 잘 몰랐네요.”
3년 전부터 알뜰폰을 사용해왔다는 한 취재원은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하는 요금제보다 매달 1만 원 가까이 아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요금 외의 고객 서비스 등 다른 부분에 대한 기대감은 낮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저렴한 이용요금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의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지만 실생활과 밀접한 통신 서비스라는 점을 고려할 때 고객 서비스가 개선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알뜰폰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지 14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고객 서비스에 대해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공통적으로 나온다. 알뜰폰 업계는 서비스 품질이 미흡할 수밖에 없는 원인 중 하나로 도매대가(망을 사용하는 대가로 지불하는 비용) 등에 따른 원가 부담을 꼽는다. 매년 협상 시기가 도래할 때마다 알뜰폰 업계가 도매대가 인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통신 3사도 2만 원대 5세대 이동통신(5G) 요금제를 출시할 정도로 요금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도매대가 인하 폭을 늘려 고객 서비스 개선이나 설비 등에 더 많이 투자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정부는 15일 이동통신사 망 도매대가를 인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알뜰폰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종량제(RM) 기준 도매대가를 현재 MB(메가바이트)당 1.29원에서 0.62원으로 최대 52% 낮춘다. 10년 만에 가장 큰 인하 폭이다.
전문가들은 올해야말로 알뜰폰 업계가 자생력을 확보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라고 입을 모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알뜰폰 가입자는 948만 명으로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16.6%에 달한다. 가입자가 많아진 만큼 고객 서비스 개선을 지체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알뜰폰 고객층이 노인이나 청년, 1·2인 가구, 직장인 등 다양해진 만큼 도매대가 인하분이 고객 서비스 강화로 이어질 수 있게 해 통신 3사와 차별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알뜰폰 업계가 ‘더 싼 요금제’ 출시 외에도 사용자 환경·경험과 고객 응대 등 서비스를 개선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갓’성비 전략을 진지하게 고민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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