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자재 기업들이 ‘초개인화’를 앞세워 64조 원에 달하는 식자재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서고 있다. 기존에는 기업 간 거래(B2B)에 주목했다면 이제는 기업과 개인 간 거래(B2C)까지 고객군을 넓혀 공략하는 추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식자재 기업들은 외식 프랜차이즈에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가 하면 개인의 건강을 책임지는 케어푸드에 집중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웰스토리는 프랜차이즈 브랜드 별로 가맹상권 분석, 전용상품 개발, 공간 컨설팅 등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해 가맹사업 확대를 지원하는 ‘360솔루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으로 고객사들의 가맹점 수가 크게 늘어나는 등 성과도 이어졌다. 프랜차이즈 43곳의 가맹점 수가 지난해 말 기준 1년 만에 35%가 늘었고, 식자재 공급액은 30%가량 증가했다.
삼성웰스토리는 외식 프랜차이즈의 해외 진출도 돕고 있다. K푸드의 인기가 높은 베트남과 일본을 시작으로 현지 시장조사부터 계약, 식자재 공급, 운영체계 수립까지 단계별로 지원한다. 이를 활용해 키토김밥 전문 프랜차이즈 '헬키푸키'는 지난해 11월 일본 진출에 성공했다.
CJ프레시웨이는 외식업 생애주기에 따라 브랜드 기획부터 메뉴, 디자인 개발 등 10여 가지 컨설팅을 제공하는 ‘외식 솔루션’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컨설팅 건수는 3년 만에 100건을 돌파했다.
식자재 기업들은 개인들의 케어푸드에도 집중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영양사의 역량과 노하우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 오피스, 병원 등을 대상으로 하는 ‘그리팅 오피스’는 개인 별 영양상담과 체성분을 분석해 맞춤형 케어푸드 식단을 짜서 한 끼 식사를 제공한다. 2023년 말에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영양상담 솔루션 ‘그리팅 X’를 도입했고 이를 도입한 사업장은 1년 만에 54%가 늘었다. 또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중동점 식품관 내에는 ‘그리팅 스토어’를 열고 전문 측정 기기를 통해 고객의 상태를 진단한 뒤 최적의 그리팅 식단과 식자재 등도 추천해 준다.
아워홈은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247 아워핏’으로 일상 속에서 섭취할 수 있는 건강 식단으로 맞춤형 식사를 공급해준다. 맞춤형 컨설팅 서비스 ‘OHFOD’도 운영 중이다. 이 서비스는 사업장 오픈부터 매출 확대, 메뉴 구성, 물류, IT시스템 구축까지 토탈 솔루션으로 구성돼 있다. 최근에는 군 급식 민간 위탁 시장을 타깃으로 ‘아워홈 인프라’, ‘병사를 위한 맞춤형 메뉴’, ‘인력 효율 솔루션’ 등 3가지 콘셉트로 상품과 메뉴 등을 개발 중이다.
식자재 업계 관계자는 “외식 컨설팅이 식자재 공급 매출 증대까지 이어지며 솔루션 사업이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면서 “외식업체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안정적인 사업 영위를 위한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이 ‘윈윈’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국식자재유통협회에 따르면 2015년 37조 원이었던 식자재 시장은 매년 4.7%씩 성장하면서 올해 64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중 대기업 계열 식자재 기업의 비중은 10%대에 불과해 나머지 시장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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