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낙관론과 대규모 인공지능(AI) 투자 추진 소식에 뉴욕증시가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내 원유증산 계획에 국제 원유 가격은 4~5일 째 하락했다.
22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30.92포인트(+0.30%) 오른 4만4156.7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37.13포인트(+0.61%) 상승한 6086.3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52.56포인트(+1.28%) 뛴 2만9.34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은 장중 한 때 6100.81로 기존 고점을 넘어서기도 했다. 트루이스트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키스 러너는 “회복력있는 경제와 인플레이션의 둔화, 금리 안정, 강력한 출발을 보인 기업 실적발표, 트럼프의 신중한 관세 행보가 시장에 견고한 배경을 형성하고 있다”며 “기술분야는 AI의 혁신적 잠재력을 강조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뒷받침하면서 다시 한번 시장에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고 시장의 흐름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스타게이트’로 명명된 최소 5000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AI 프로젝트 출범을 발표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매출 규모 세계 2위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 일본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소프트뱅크 3사가 합작사를 세우고 미국 정부의 지지를 받는 AI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도 협력사로 참여할 예정이다.
관련 업체들의 주가는 일제히 상승했다. 오라클은 주가는 6.75% 급등했으며 데이터센터의 냉각시스템을 만드는 버티브의 주가는 3.81% 올랐다. 서버 업체인 델테크놀러지와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각각 3.61%, 4.35% 상승했다. 엔비디아의 주가도 4.43% 올랐으며 MS는 4.13% 올랐다.
전날 유료 회원 3억 명 첫 돌파 소식과 함께 시장 예상을 웃도는 4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넷플릭스는 9.69% 급등했다. 넷플릭스 시리즈물 ‘오징어게임2’와 스포츠 경기 생중계가 서프라이즈 실적의 바탕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넷플릭스는 요금 인상 계획도 공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날 넷플릭스 목표주가를 1175달러로 높여 잡았다. 이날 넷플릭스의 주가는 953.99달러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예상을 웃도는 4분기 실적과 1분기 실적전망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2.31% 하락했다. 포드자동차는 바클레이스가 투자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3.84% 내렸다.
가상자산은 오름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증시 마감 무렵 24시간 전 보다 2.37% 덜어진 10만3883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는 1.86% 내린 3253달러다.
이날 나온 경제지표는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12월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견조한 흐름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컨퍼런스보드가 이날 발표한 경기선행지수(LEI)는 지난해 12월 101.6으로 직전월 보다 0.1% 감소했다. 전월 0.4% 상승에서 감소로 돌아섰다. 시장 전망치와는 일치한다. LEI는 여러 다른 경제지표를 취합해 미국의 경제 상황에 대한 전망을 지수화한 지표로 2016년을 기준점 100으로 본다. 컨퍼런스보드의 선임매니저인 저스티나 재빈스카-라 모니카는 “미래 비즈니스 여건에 대한 낮은 소비자 자신감과 여전히 부족한 제조업 주문, 신규 실업수당 청구 신정 증가, 건설 허가 감소 등으로 인하 LEI가 12월에 하락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경제 성장세가 여전히 견고하다고 보고 있으며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는 2.3%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 국채 금리는 상승했다. 국채 금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첫 거래일이었던 전날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지만 하루만에 상승으로 돌아섰다. 기준금리 변동 전망을 민감하게 반영하는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1.7bp(1bp=0.01%포인트) 상승한 4.296%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는 2.7bp 오른 4.618%로 다시 4.6%위로 올라왔다. 마켓워치는 “이날 국채 금리 상승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관세 부과 경고를 하는데 대한 반응”이라고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일 2월 1일부로 캐나다와 멕시코에 2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말한 데 이어 전날에는 2월부터 중국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날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곧 협상하지 않으면 러시아 및 다른 국가에 높은 수준의 세금, 관세, 제재를 할 수밖에 없다”고 적었다.
국제유가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석유·천연가스 증산을 예고하면서 나흘째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0.39달러(0.51%) 하락한 배럴당 75.4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9일 이후 가장 낮은 종가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3월 인도분도 전장보다 0.29달러(0.37%) 떨어진 배럴당 79.00달러에 마무리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