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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서 구글까지…SK에 줄 선 빅테크

[메모리 판 바꾼 SK하이닉스]

◆ 사업영토 확장 가속

브로드컴·마벨 등 고객사 확대

올해 HBM 인프라에 집중 투자

6세대 제품 개발·양산에 속도

SK하이닉스가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선보인 HBM3E 16단 제품.사진=SK하이닉스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질주가 이어지면서 첨단 메모리 제품을 확보하기 위한 빅테크들의 러브콜도 가열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AI 동맹군인 엔비디아는 물론이고 구글·메타·아마존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까지 SK하이닉스 앞에 줄을 서면서다. SK하이닉스는 이러한 수요처 확대에 맞춰 차세대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는 한편 올해 투자 대부분을 고대역폭메모리(HBM) 인프라 투자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23일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당사 HBM 매출은 강력한 고객 수요를 기반으로 10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자신감은 최선단 HBM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엔비디아와의 파트너십이 견고했던 덕분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출시를 앞둔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 제품에 HBM3E(5세대 HBM)를 사실상 대부분 공급한다고 알려졌다.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엔비디아로부터 인증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SK하이닉스는 HBM3E 8단에 이어 12단 제품 역시 양산을 목전에 두고 있다. 엔비디아 매출을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내 HBM3E 전체 매출 중 12단 제품 비중이 절반을 넘을 것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엔비디아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공고히 해온 HBM 주도권은 이제 빅테크들로 확장하고 있다. 메타·아마존·구글 등은 엔비디아 GPU 독점에서 벗어나고자 마벨·브로드컴 등 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등과 손을 잡고 자체 칩 설계를 준비하고 있다. 자체 칩을 만들면 AI 서비스 운영 비용을 줄이고 엔비디아 의존도를 줄일 수 있지만 이 경우에도 HBM은 메모리 업체로부터 조달해야 한다. 당초 HBM 수요처가 다른 빅테크로 넓어질 경우 삼성전자 등 후발 주자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우선 빅테크들은 최선단 제품을 가장 먼저 상용화한 SK하이닉스에 신뢰를 보내고 있다.

구글·메타 등과 자체 칩 설계를 놓고 파트너십을 맺은 브로드컴이나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자체 칩을 개발하고 있는 마벨 등 빅테크 모두 SK하이닉스의 선단 HBM을 적용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특히 올해는 맞춤형반도체(ASIC) 기반의 HBM 고객 수요가 의미 있게 증가함에 따라 고객 기반이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주도권을 이어가고자 차세대 제품인 HBM4(6세대 HBM) 제품 개발·양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HBM4부터는 고객 요구에 최적화된 ‘커스텀 HBM’ 시대가 열리는 만큼 TSMC와의 파트너십을 공고화하는 것은 물론 올해 집행하는 투자의 대부분도 HBM에 집중해 경쟁사와의 격차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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