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는 설 명절 연휴를 맞이해 20개국 22개 재외 한국문화원에서 각국 현지인들과 함께 세배, 떡국, 한복, 전통놀이 등 다양한 우리 설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풍성한 행사를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이와 관련, 중국의 일부 네티즌들이 최근 전세계를 상대로 ‘음력설(lunar new year)’을 ‘중국설(Chinese New Year)’로 부르자는 억지주장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문화원들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 것으로 보인다.
문체부에 따르면 먼저 아시아 지역에서 주일 한국문화원은 세배 체험, 한글로 새해 소망 쓰기, 전통놀이 한마당 등의 행사를 하고, 주오사카 한국문화원은 떡만둣국 만들기 체험, 그림책을 통해 나누는 한국의 설 문화 이야기 등의 행사를 한다. 주상하이 한국문화원은 설 명절을 앞두고 원내에서 e스포츠대회를 개최하고 한국전통놀이 체험과 전통 음식 시식 행사를 진행한다.
주베트남 한국문화원은 세종학당 수강생을 대상으로 딱지치기, 공기놀이, 제기차기 등 다섯 가지 한국 전통놀이 체험행사를, 주태국 한국문화원은 현지 학생들이 양국 친선에 이바지한 한국전 참전용사 어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세배를 드리는 행사를 마련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사물놀이와 부채춤 등 전통문화 공연을 열고 복조리와 청사초롱 만들기 행사에 참여한 뱀띠 참가자들에게는 한복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며, 필리핀, 인도에서도 전통놀이 체험과 떡국 시식 등의 행사를 진행한다.
유럽에서는 주독일 한국문화원이 떡국 시식, 세배 체험행사를 진행하고 윷놀이, 공기놀이, 제기차기 등 전통놀이 문화를 소개한다. 주오스트리아 한국문화원은 전통문화 체험행사와 함께 오스트리아 한류 동호회 ‘나무이벤트’와 협력한 K팝 커버댄스 공연을 선보인다. 주헝가리 한국문화원은 현지 고등학교 학생들을 초청해 설 명절 체험행사를, 주폴란드 한국문화원은 현지 대학 한국학과와 협력해 재학생 및 교수진 등 관계자를 대상으로 다채로운 한국문화 체험행사를 진행한다.
주스페인 한국문화원과 주이탈리아한국문화원, 주스웨덴한국문화원은 한국문화 관심층과 세종학당 수강생을 대상으로 한복 전시와 가야금 등 전통문화 공연, 차례 지내기 등을 선보이며 설 명절을 계기로 우리 문화를 널리 알릴 계획이다.
미주 지역과 호주에서도 설날을 맞이해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한다. 주워싱턴 한국문화원은 ‘스미스소니언 미국미술관’ 등 현지 주요 문화예술기관들과 협력해 2월 1~7일 ‘설맞이 한국문화체험 기간’을 운영하며 현지 가족 단위 관람객과 한류팬들이 전통 한국문화와 현대 한국문화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행사를 진행한다.
주LA 한국문화원은 한국 전통문화 공연, 전통놀이와 한복 체험 등을 통해, 현지인들에게 한국의 설 풍습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캐나다, 멕시코와 호주에서도 떡국 만들기 교육과 시식, 전통놀이 체험, 부채 만들기, 한복 체험 등 설 명절을 소개하는 행사를 통해 설의 온정과 흥겨움을 현지인들과 나눌 예정이다.
이 밖에도 주나이지리아 한국문화원은 설 명절 한식과 전통놀이 체험을, 주UAE 한국문화원은 5인 6각 게임, 떡국 시식, ‘나의 올해 목표 만들기’ 등의 행사를 준비한다.
문체부 최보근 국제문화홍보정책실장은 “최근 ‘오징어 게임 2’ 방영으로 공기놀이, 제기차기와 같은 한국 전통놀이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설 명절을 맞이해 우리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정성껏 마련했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각국 현지인들이 우리 설 명절 문화를 접하고, 이를 계기로 한국문화를 한층 더 가깝게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의 주요 테마파크인 디즈니랜드 설맞이 행사 영상에 일부 중국 누리꾼들이 ‘음력설’이 아닌 ‘중국설’이라는 억지 주장을 펼치며 ‘중국설을 도둑 맞았다’는 식의 악성 댓글을 달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일부 중국인의 삐뚤어진 중화사상과 문화 패권주의적 발상이 아시아권의 보편적 문화를 자기만의 것인양 전 세계 곳곳에서 댓글 테러를 펼치는 건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젠 전 세계 곳곳에서 ‘음력설’ 표기를 많이 쓰고 있는 중”이라며 “아직도 ‘중국설’로 표기한 곳이 있다면 제보를 해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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