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올해 메모리 업황에 대해 “계절적 수요 둔화와 기업들의 재고 조정의 영향으로 상반기까지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수요 축소에 대응하기 위해 1분기 중 D램과 낸드 출하량을 전 분기 대비 각각 10% 초반, 10% 후반대씩 줄인다는 게 SK하이닉스의 구상이다. 회사 측은 다만 올 하반기부터는 인공지능(AI) 기능에 특화된 스마트폰과 PC가 시장에 출시되면서 고용량·고성능 메모리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살아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23일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메모리 수요 둔화의 영향이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가격도 당분간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수요 둔화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상반기는 애플 등 주요 메모리 고객사가 주문을 내지 않아 계절적으로 수요가 약하다. 노트북과 같은 정보기술(IT) 디바이스 수요 역시 여전히 저조해 주요 세트 업체들이 재고를 늘리는 데 아직 신중한 모습이다. 더불어 더블데이터레이트(DDR4), 저전력(LP)DDR4 등 레거시 D램 제품에서는 중국 D램 업계마저 시장에 뛰어들며 공급량도 대폭 늘었다.
다만 하반기 들어서는 AI 기능이 들어간 PC·스마트폰 제품 출시와 맞물려 업황이 살아날 것으로 전망된다. AI 디바이스는 기본적으로 기존 제품보다 고용량·고성능의 메모리가 들어가야 해 AI 디바이스 확산은 메모리 기업들로서는 호재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해 AI PC 비중은 전체 PC 중 30~40%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AI PC의 경우 대당 요구되는 최소 D램 용량이 16GB(기가바이트) 정도로 평가되며 24GB·36GB가 적용되는 제품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AI 스마트폰의 비중이 올해 30%까지 확대돼 LPDDR5X 등 고성능 모바일 메모리 수요도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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