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미국 증시가 견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2년 연속 초대형주 위주로 주가가 많이 오른 만큼 올해는 그동안 주가가 많이 못 오른 업종이나 종목을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얼라이언스번스틴(AB)자산운용은 23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2025년 글로벌 주식 및 채권 시장 전망’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글로벌 경제가 둔화하더라도 미국 시장은 상승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기업들의 이익 전망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분석이다. AB자산운용은 올해 미국의 주당순이익(EPS) 예상 성장률이 15%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8~10% 내외인 유로존(유로화 사용 국가)과 일본의 EPS 예상 성장률을 웃도는 수치다.
AB자산운용은 올해 ‘산업재’와 ‘헬스케어’를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지난 2년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내 상위 10종목에 쏠렸던 투자 자금이 올해는 그간 소외받던 업종들로 옮겨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AB자산운용은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연속 손실을 기록했던 S&P500지수 내 산업재 업종이 올해 20%의 수익률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헬스케어 역시 21%의 수익률로 기술주(22%) 다음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욱 AB자산운용 주식부문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그간 소외를 많이 받아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이 저렴해진 업종 중에서 이익 성장률이 견조한 업종에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선임 매니저는 미국 대선 이후 떠오르고 있는 전력 테마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이 선임 매니저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며 전력이나 에너지 수요가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며 “수요 급증은 현재 미국 내 전력 인프라 노후화와 맞물려 에너지 불균형을 심화할 공산이 크다”고 짚었다.
AB자산운용은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세 번 인하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관측했다. 유재흥 AB자산운용 채권 부문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은 올 2분기 6월을 시작으로 3분기와 4분기 각각 한 번씩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 선임 매니저는 아울러 올해 국채보다는 크레디트(회사채 등 국채 이외 채권을 통칭) 채권 투자가 유망하다고 평가했다. 크레디트의 경우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순공급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수급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채권을 발행한 미국 기업들의 펀더멘탈(기초체력)이 양호하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