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를 만드는 데에 있어 미세한 회로를 웨이퍼 위에 구현하는 전공정도 중요하고, 이를 최소한의 사이즈로 포장하고 칩끼리 연결해 집적도를 높이는 후공정도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최근에는 웨이퍼 테스트 공정도 주목받고 있다. 생산에 있어 높은 수율 확보와 원가 절감을 위해 칩 제조사들이 적극적인 투자를 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 시장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기업은 미국의 프로브 카드 제조사인 폼팩터이다. 폼팩터는 D램과 낸드 등의 메모리 반도체 테스트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테스트 장비 내에서 웨이퍼를 직접 핀으로 접촉하는 프로브카드는 하이엔드 칩 수요 증가와 인공지능(AI) 시장 강세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제품군이다. 회로가 미세해질수록 프로브 카드 내 핀의 간격도 충분히 좁아져야 하는데 이것이 프로브 카드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이다. 하이엔드 메모리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테스트하는 프로브 카드는 폼팩터가 거의 독점하고 있는 시장이다.
메모리 시장의 구세주로 가장 언급이 많이 되는 제품은 HBM이다. HBM은 8단, 12단, 그리고 16단 이상으로 쌓기 때문에 중간에 한 층이라도 불량이 나면 전량 폐기해야 하는, 아주 까다롭게 만들어지는 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보니 HBM은 앞 단에서의 미세한 회로 구현도 중요하지만, 수익을 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높은 수율을 유지할 수 있게 돕는 테스트 공정이 중요한 제품이다. 이에 따라 웨이퍼 테스트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HBM용 웨이퍼 테스트는 폼팩터가 최초로 프로브 카드를 칩 제조사에 납품해 실적 개선폭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3분기 매출은 2억 1000만달러로 전년대비 21.2% 증가하여 시장 기대치를 크게 상회했다. 4분기 실적은 비메모리 반도체 프로브 카드 수요 감소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감소할 수 있으나, HBM에 있어서는 ASIC 칩 시장에서의 새로운 수요가 받쳐지며 2025년 실적을 견인하는 포인트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높은 마진율을 영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폼팩터의 투자 매력도는 올해도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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