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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재협상 우려에 산업부 “섣부른 이야기…양국 무역 규모 줄일 수 없어”

FTA 재협상 여부 예단 어려워…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대비

정부세종청사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따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데 대해 정부가 “아직 (재협상을) 공식 언급하기는 섣부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미국 측이 구체적으로 재협상을 요구한 것이 아닌데 한국이 먼저 이 문제를 부각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직후 미국이 맺은 무역협정을 재검토하라는 내용이 포함된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 고위급 관계자는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한미 FTA 재협상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지금으로서는 정확히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 측 관계자와 이야기해 봐도 (재협상 여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정부로서는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철저하게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한국에 대해 구체적인 요구를 하지 않는 상황이다. 캐나다·멕시코를 겨냥해 마약 밀수와 이민자 유입 문제를 거론하며 다음달 1일을 기점으로 2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공개 발언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서도 10%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트럼프 1기 정부 당시에는 대선 과정에서부터 한미FTA를 집요하게 공격했다”며 “이번에는 대선 내내 한국에 대해 특별하게 요구하는 항목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그린 뉴딜 폐지’ 방침에 따라 미국에 투자한 한국 기업들의 보조금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에도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에너지 분야 행정명령에 보조금 관련 내용이 있지만 중단이 아니라 유예”라며 “취임 직후 90일간 집행을 유예하고 검토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업의 투자는 결국 미국에도 이익이 된다. 정부는 국익과 기업 이익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산업부는 대미 무역 수지 흑자 축소는 수입 확대에 방점을 찍을 것이라고 시사하기도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무역 규모를 늘려나가야지 줄일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수출을 줄일 수는 없다. 양국이 윈윈하는 방식을 계속 찾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대미 수입을 늘려 무역 흑자 폭을 줄이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석유·천연가스 생산 확대를 추진한다는 점에 착안해 에너지 수입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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