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은 예고없이 갑자기 찾아와요. 하지만 반신마비, 언어장애 등 후유증은 평생 남아 환자 본인과 가족들을 괴롭힙니다.”
김태정(사진) 대한뇌졸중학회 홍보이사(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24일 “평소 뇌졸중 의심 증상을 숙지하고 있어야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며 “이번 명절에는 각종 심뇌혈관질환으로부터 본인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가족들과 대화를 나눠보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
뇌혈관에 혈액 공급이 되지 않으면 1분에 200만 개의 뇌세포가 손상된다. 증상 발생 4.5시간 이내에 정맥 내 혈전용해제 투여를 투여하고 큰 뇌혈관이 막혀 있을 땐 동맥 내 혈전제거술을 시행해야 후유장애를 최소화할 수 있다. 대한뇌졸중학회가 뇌졸중 초기 증상을 간단히 기억할 수 있도록 ‘이웃손발시선’이란 식별법을 개발한 이유다. ‘이~’ 하고 웃을 수 있는지, 두 손을 앞으로 뻗을 수 있는지, 발음이 명확한지, 시선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지 등을 확인해보고 만약 이 중 한가지라도 하지 못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유례 없이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는 매년 11만~15만 명이 뇌졸중을 겪는다.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2050년에는 연간 35만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교수는 “나이가 들면서 혈관 위험인자와 관련된 기저질환이 많아질수록 뇌졸중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며 “관리만 잘하면 최대 90%까지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함께 금연, 금주, 꾸준한 운동을 실천하고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비만 등 기저질환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면 뇌졸중을 포함한 각종 심혈관질환으로부터 본인을 지킬 수 있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일상 속 뇌졸중 예방과 관리를 돕기 위해 ‘뇌졸중 관리수첩(SMART STROKE)’이란 스마트폰앱을 개발했다. 이름 그대로 뇌졸중 환자나 고위험군이 자신의 건강 상태를 손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다. 사용자가 자신의 혈압, 혈당, 지질 수치를 입력하면 데이터가 그래프로 제공돼 건강 상태 변화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개인 맞춤형 목표 수치나 약 먹는 시간을 놓치지 않도록 알림 기능을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김 교수는 “뇌졸중이 한번 발생하면 뇌 안에 그 흔적이 그대로 남는다. 신경학적 증상이 없더라도 재발되지 않도록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며 “전문의의 조언에 따라 적극 관리하면 뇌졸중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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