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5거래일 만에 동반 하락했다.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 위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기술주 위주로 하방 압력이 나타났다. 오는 28~29일(현지시간) 열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있는 것도 매도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4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40.82포인트(0.32%) 내린 4만4424.2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7.47포인트(0.29%) 떨어진 6101.24, 나스닥종합지수는 99.38포인트(0.50%) 하락한 1만9954.30에 장을 마쳤다. S&P500 지수는 이날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가 소폭 하락으로 마감했다.
AI 및 반도체 관련주 위주로 매도세가 강해지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89% 급락했다. 필라델피아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중 브로드컴과 글로벌파운드리스를 제외하고 모두 하락하기도 했다. 특히 엔비디아가 3.12% 떨어졌으며 암(Arm)과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또한 2% 이상 내렸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예상보다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자 중국 관련주가 강세를 이어갔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주식의 ADR(미국주식예탁증서) 기준 징동닷컴, 핀둬둬가 각각 5.22%, 7.05% 올랐다.
덴마크계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는 새로운 비만 치료약물 아미크레틴에 대한 긍정적인 임상 초기 결과를 발표하자 주가가 8% 이상 뛰었다. 마크 말렉 시버트 최고투자책임자는 "지금까지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 말에 모두 반응했다"며 "이는 트레이더들이 아직 정상적인 속도에 안착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날도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겨냥해 유가를 인하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이날 태풍 피해를 본 노스캐롤라이나 애쉬빌 재해 현장을 방문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빠르게 중단시키는 한 가지 방법은 OPEC이 너무 많은 돈을 버는 것을 멈추고 유가를 낮추는 것"이라며 "(유가를 낮춘다면) 전쟁은 즉시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서비스업 업황은 9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둔화했지만 제조업 업황은 트럼프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6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하며 확장 국면으로 전환했다. S&P 글로벌은 1월 미국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52.8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반면 1월 제조업 PMI 예비치는 50.1로 7개월래 최고치를 썼다.
미국 경기에 대한 소비자의 자신감을 반영하는 소비자심리지수는 6개월 만에 하락했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1월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는 71.1로 나타났다. 6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며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셈이다.
다음주 새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정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대대적인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압박했다. 백악관공동취재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금리가 얼마나 인하되길 원하느냐'는 질문에 "많이(a lot) 인하되길 원한다"고 답했다. 이에 취재진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라는) 말을 들을 것이라고 기대하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연준이 왜 그 말을 따를 것이라보느냐는 물음에는 "내가 그들보다 금리에 대해 더 잘 잘고, 그 결정을 주로 내리는 사람보다 더 잘 알기 때문이다"며 "그들의 안내를 많이 받지만,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 사실을 알릴 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직접 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적절한 시기에 그렇게 할 것이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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