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기간 곳곳에서 눈이 내리고 강추위가 몰려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국적으로 3500만 명 가까이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024년 설 명절 기간에 비해 30% 더 많은 수치다. 국토교통부는 24일부터 2월 2일까지 열흘간을 설 연휴 특별교통대책기간으로 설정했다.
26일 국토부에 따르면 24일부터 2월 2일까지 10일 동안 전국에서 고향에 다녀오는 이동 인원은 총 3484만 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지난달 17일부터 23일 사이 1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신뢰수준 95%에서 표본오차 ±0.97%)한 것을 바탕으로 추정한 결과다. 전년 이동 인원 2702만 명에 비해 29% 더 많지만 연휴가 긴 덕에 하루 평균 이동 인원은 489만 명으로 전년 대비 16.7% 적다.
응답자들이 가장 선호한 귀성 출발 시간은 설 직전날인 28일 오전으로 전체의 20.9%를 차지했다. 28일 오전 서울에서 출발해 부산까지 가려면 최대 7시간 40분, 목포까지 가려면 7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됐다. 설 당일인 29일 오전과 오후를 택한 비율은 각각 16%, 10.4%였다. 27일에 내려가는 사람은 전체의 8.1%였다.
귀경길은 30일 오후(22.6%)가 가장 막힌다. 이때 부산에서 서울까지 가는 데는 무려 8시간 20분이 소요될 전망이다. 귀경 시점을 29일 오후로 잡은 사람은 전체의 20.6%였다.
고향에 다녀오지 않고 여행을 가겠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20.2%였다. 여행을 가겠다는 사람 중 해외여행을 계획 중인 사람은 12.3%였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24일부터 2일 사이 공항 이용객이 214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는 작년 설 연휴에 비해 12.8% 늘어난 것이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설 연휴 귀성·귀경객의 85.7%가 승용차를 이용해 이동한다. 고속버스나 시외버스를 이용하는 비율은 6.2%다. 고속도로가 극심하게 붐빌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기차를 타고 고향을 오가는 사람은 137만 1000명으로 전체의 4.2%를 차지했다.
국토부는 교통 혼잡을 최소화하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 추석 연휴 이후 고속도로 4개 구간 219.5km가 추가 개통했다. 일반국도도 11개 구간 110.3km 추가됐다”며 “특별교통대책기간 중에는 교통 흐름에 방해가 되는 공사를 중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27일부터 30일 사이에는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하고 휴게소 할인 행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대중교통 수송력도 확대한다. 국토부는 특별교통대책기간 중 고속버스를 8730회(24.8%), 시외버스를 1만 7242회(10.9%) 늘린다. 총 92만 9000석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수요 증가와 고장 차량 발생에 대비하기 위해 예비차량도 대거 확보할 계획이다. 늘어난 버스들이 원활히 이동할 수 있도록 27일부터 30일 사이 버스전용차로 종료 시간을 오후 9시에서 새벽 1시로 4시간 연장한다.
문제는 이번 연휴 기간 내내 전국 곳곳에서 눈이 내린다는 점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대체공휴일인 27일 전국에 비 또는 눈이 내린다. 일부 지역에는 대설특보가 발효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낮 기온도 전날보다 2~5도 떨어지는 등 추위도 심해질 예정이다. 설 명절인 28~30일에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눈이 내리고 한낮 기온이 영하를 기록할 것으로 예보됐다. 강설 자체가 교통 흐름을 방해할 뿐 아니라 블랙아이스가 형성될 경우 사고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당국은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사전에 주요 도로 시설물에 대한 안전점검을 마치고 제설제 26만t과 제설 인력 5300명, 제설 장비 약 2000대를 확보해 둔 상태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안전은 계획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시작된다”며 “국민이 안전하게 고향길을 찾도록 안전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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