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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컴퍼니’⑥] 트럼프도 강조한 AI 인프라…HD현대일렉, 영업익 1조 클럽 노린다

HD현대일렉트릭 미국 앨라배마 법인 전경. 사진 제공=HD현대일렉트릭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가장 핫했던 섹터는 전력기기였습니다. 대장주인 HD현대일렉트릭(267260)은 1년 동안 무려 364%라는 급등세를 보이며 코스피 전 종목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했죠.

HD현대일렉트릭이 시장의 주목을 받은 이유는 인공지능(AI)입니다. AI 산업이 커질수록 데이터센터를 지으려는 빅테크들의 수요도 커지고 그만큼 전력과 전력망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현재 HD현대일렉트릭은 초고압 변압기 부문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의 기술력과 양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AI 전력기기 시장을 꽉 잡고 이끌어나가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어떤 정책이 문제야?


HD현대일렉트릭의 전력 변압기. 사진 제공=HD현대일렉트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직후 5000억 달러(720조 원)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밝혔습니다. 오픈AI와 오라클, 소프트뱅크가 참여하기로 했죠. 이들 3사는 합작사인 스타게이트를 설립하고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에 어마어마한 금액을 쏟아 붓기로 했습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AI에도 ‘메이드 인 USA’를 적용해 미국이 주도하는 AI 시대를 열겠다는 선언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에 전력기기 슈퍼 사이클이 연장됐다는 장밋빛 해석도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간 미국은 송전 인프라가 1950~1960년대에 지어져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상당했고 AI 데이터센터용 초고압 변압기는 공급 부족 현상이 상당 기간 이어져오면서 제품 단가는 꾸준히 상승해왔습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수백조 원대의 AI 인프라 투자를 공언하면서 이러한 사이클이 더욱 길어질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HD현대일렉트릭 변압기 스마트 공장 철심자동적층설비


SWOT 분석: ①HD현대일렉트릭의 강점은 뭐야?


HD현대일렉트릭의 가장 큰 강점은 AI 데이터센터용 초고압 변압기를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만들 수 있는 기업 중 하나라는 점입니다. 그러기에 HD현대일렉트릭의 초고압 변압기를 사고 싶어하는 빅테크들은 항상 회사의 문을 적극적으로 두드리고 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HD현대일렉트릭은 2027~2028년 물량에 대한 수주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협상 주도권이 공급자에게 있다 보니 HD현대일렉트릭은 이익률이 높은 계약을 우선적으로 체결하는 선별 수주 전략까지 구사하며 수익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여건도 갖췄습니다.

초고압 변압기 시장은 신규 플레이어가 등장하기 어려운 환경입니다. 기술력과 전문 지식을 가진 인력도 많이 필요하고 대규모 설비를 지을 시간도 필요하기 때문이죠. 지금 시장 진입을 마음먹는다고 해도 첫 제품이 나오는데 최소 4~5년은 걸린다는 게 업계의 분석입니다. HD현대일렉트릭이 최소 4~5년 동안은 현재의 선별 수주 전략을 통해 돈이 되는 물량만 받아들이는 것을 이어갈 수 있다는 얘기죠.



실제로 HD현대일렉트릭의 영업이익률은 매년 눈에 띄게 올라가고 있습니다. 1330억 원의 영업이익을 벌었던 2022년 HD현대일렉트릭의 영업이익률은 6.1%였는데요, 2023년에는 11.7%(영업이익 3152억 원)으로 오르더니 지난해에는 20.1%(영업이익 6690억 원)로 3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SWOT 분석: ②HD현대일렉트릭의 약점은 뭐야?




HD현대일렉트릭의 유일한 약점은 글로벌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과 달리 생산능력은 제한적이라는 점입니다. 사실 공급이 제한돼 있는 상황에서 수요가 늘어나다보니 현재 호황이 찾아온 걸 테지만, 사실상 AI 데이터센터용 초고압 변압기를 만들 수 있는 기업이 몇 없는 상태에서 생산능력을 큰 폭으로 늘리지 못하는 것이 아쉽긴 한 상황이었죠.

SWOT 분석: ③HD현대일렉트릭의 기회는 뭐야?


이런 약점을 회사도 모를 리 없었습니다. 이에 HD현대일렉트릭은 창사 최대 규모인 4000억 원을 투자해 울산과 미국 앨라배마에 변압기 생산능력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울산에서는 사업장 내 기존 부지를 활용해 생산 공장을 새로 짓고 미국 앨라배마는 법인 안에 제2공장을 짓기로 했습니다. 이를 통해 765kV(킬로볼트)급 초고압 변압기 생산 능력을 확보하기로 했죠. 765kV는 현재 미국에서 취급하는 최대 전압의 사양입니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27년부터 매년 3000억 원의 매출 증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앨라배마 법인 내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을 늘린다는 점을 눈 여겨 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항상 강조했던 미국 내 공장에서, 그것도 트럼프 대통령이 앞장 서 720조 원을 투자하기로 한 AI 인프라에 필수인 초고압 변압기를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늘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HD현대일렉트릭 역시 트럼프발 통상 리스크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김영기 HD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 사장은 기관투자가 대상 신년 간담회에서 “미국이 보편관세를 매길 가능성은 있지만 변압기는 공급자 우위 시장이라 계약 단계에서 이익을 침해받지 않도록 조절이 가능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했습니다. 앨라배마 증설을 밝히면서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 역시 “통상 리스크를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에 신규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SWOT 분석: ④HD현대일렉트릭의 위협은 뭐야?


사실 당분간 HD현대일렉트릭의 독주를 위협할 만한 요인은 현재 상황에서 딱히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정책 불확실성도 스스로 자신감을 드러낸 만큼 사업에 큰 영향은 없을 것 같습니다.

업황도 최소 2030년까지는 피크아웃 우려가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습니다. 김영기 사장은 “2030년까지는 피크아웃이 없을 거고 공급 부족 현상이 풀리는 것은 수요는 그대로 견고한 상태에서 공급물량이 얼마나 늘어나는지가 핵심일 것”이라며 “데이터센터도 상당히 빠른 시간 안에 공급을 바라는 기업들이 많고 그 외에도 데이터센터를 지어서 빅테크에 공급하는 회사들과도 계속 수주를 논의하고 있어 향후 수주 받을 물량도 상당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HD현대일렉트릭의 올해 실적 전망은 어때?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HD현대일렉트릭의 연간 매출 추정치는 4조 493억 원입니다. 지난해 3조 3223억 원보다 21.88%가량 늘어날 전망입니다. 영업이익 추정치는 9056억 원입니다. 지난해 잠정치인 6690억 원보다 35%가량 높아진 수준입니다.

업계는 2026년에는 HD현대일렉트릭이 영업이익 1조 905억 원을 거둬들이며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021년까지만 해도 97억 원의 이익을 버는 데 그쳤던 HD현대일렉트릭이 5년 만에 1조 원을 벌어들이는 회사로 변모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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