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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200조' 코앞…'인재쟁탈 혈투' 운용사 수장급 대이동

올해 해외주식·저평가 반도체에 뭉칫돈

연간 증가액도 지난해보다 늘어날 전망

키움·하나·삼성 등 본부장급 신규 영입

KB 등 80년대생 약진…·판도 요동 가능성


올 들어 해외 주식과 저평가된 국내 반도체주 등에 뭉칫돈이 몰린 덕에 180조 원을 돌파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규모가 곧 200조 원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시장은 급성장하는 데 반해 전문 인력 기반은 한정적이라 각 자산운용사들의 ETF 인재 쟁탈전도 한층 치열채진 모양새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ETF 순자산 180조 돌파…37일 만에 10조 ↑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이달 17일 180조 2036억 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180조 원대에 도달했다. 지난해 12월 11일 처음 170조 원 벽을 넘어선 지 37일 만이다. 이는 ETF 순자산이 10조 원 단위로 증가한 기간 가운데 가장 짧은 기록이기도 하다. ETF 시장은 2023년 6월 29일 처음 100조 원을 돌파한 이후 대체로 2~3개월 단위로 10조 원씩 규모를 늘렸다. ETF 순자산총액은 그 뒤로도 계속 증가세를 보여 22일 182조 4167억 원까지 증가했다.

ETF 순자산은 특히 올 들어 더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173조 5639억 원이었던 ETF 순자산총액은 올 들어 17일까지 12거래일 동안만 6조 6397억 원이 더 늘었다. 이 기간 전체 ETF 수도 935개에서 943개로 8개가 더 증가했다.

무엇보다 주목할 부분은 올 초의 경우 ETF의 국내 주식 순자산이 해외 주식보다 더 늘었다는 점이다. ETF의 국내 순자산총액은 지난해 말 106조 6695억 원에서 17일 111조 5818억 원으로 4조 9123억 원 더 증가했다. 이 가운데 국내 주식 순자산만 35조 4767억 원에서 38조 2억 원으로 2조 5235억 원이나 불었다. 지난해 1년간 ETF가 담은 국내 주식 순자산이 3조 원 이상 감소한 점과 비교하면 올 들어서는 추세가 완전히 달라진 셈이다.

이 기간 ETF의 해외 투자 순자산총액은 66조 8943억 원에서 68조 6217억 원으로 1조 7274억 원 늘었다. 이 중 해외 주식 순자산은 43조 1136억 원에서 44조 3074억 원으로 증가했다.

ETF 시장이 올 들어 파죽지세의 성장 속도를 보이는 것은 기존 미국 투자 상품의 인기가 새해에도 이어지는 가운데 반도체 등 가격이 싼 국내 주식에도 매수세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상당수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미국 새 정부 출범, 금리 인하, 인공지능(AI) 수혜 종목 확대 등의 효과가 맞물리면서 올해 ETF 시장 규모가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200조 원을 넘어설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ETF가 간편한 해외 투자 수단으로 다시 각광받으면서 연간 순자산 증가액이 지난해 52조 4967억 원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최근 키움투자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기기로 한 이경준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전략본부장. 서울경제DB


시장 성장세 못 따라가는 인재풀…치열해지는 ETF 인재 쟁탈전


자산운용 업계에서는 ETF가 이처럼 최대 먹거리 사업으로 떠올랐음에도 전문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 때문에 각 운용사들은 시장 성장을 틈타 업계 판도를 뒤흔들 목적으로 연말연초 ETF 수장급 인사들을 치열하게 영입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운용의 이경준 ETF전략본부장은 최근 회사에 사의를 표시하고 키움투자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기기로 했다. 이 본부장은 오는 3월께 키움운용 상무로 둥지를 틀고 ETF 사업을 총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1981년생의 젊은 임원인 이 본부장은 삼성자산운용을 거쳐 2022년 미래에셋운용에 합류한 대표적인 ETF 전문가다. 기초자산을 매수하면서 콜옵션(살 권리)을 동시에 매도하는 커버드콜 ETF 등 미래에셋운용의 각종 전략형 히트 상품이 그의 손을 거쳤다. 업계에 따르면 키움운용은 김기현 대표가 직접 나설 정도로 이 본부장 영입전에 공을 들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ETF 후발주자인 키움운용이 이 본부장 영입을 계기로 올해 관련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5대 사업자 자리를 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 22일 기준으로 ETF 순자산 총액 순위는 삼성운용(69조 8373억 원), 미래에셋운용(65조 3266억 원), 한국투자신탁운용(13조 9317억 원), KB자산운용(13조 9258억 원), 신한운용(5조 9829억 원), 키움운용(3조 9057억 원) 순이다. 업계에서는 ETF 시장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2조 원 남짓인 신한운용과 키움운용 간 순자산 격차가 올해 안에 얼마든지 요동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키움운용은 이달부터 ETF 브랜드 이름도 기존 ‘KOSEF’에서 ‘KIWOOM’으로 변경한 바 있다. 편입 종목을 비교적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액티브 ETF의 브랜드 명칭도 ‘히어로즈’에서 KIWOOM으로 일원화했다. KOSEF가 키움운용이 2002년 처음 ETF 시장을 열 때부터 22년 간 사용하던 브랜드인 점을 고려하면 전례 없는 과감한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최근 경쟁사로 이동한 ETF 젊은 전문 인력은 이 본부장뿐이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1984년생인 김승현 한투운용 ETF컨설팅담당도 올 초 하나자산운용 ETF총괄본부장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직급도 기존 부장대우에서 상무보로 높이기로 했다.

삼성운용도 지난해 말 박명제 전 블랙록자산운용 한국 대표를 ETF사업부문장으로 수혈했다. 하지원 전 삼성운용 ETF사업부문장은 올 초 자회사인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KB운용의 경우 최근 ETF사업본부장에 1982년생인 노아름 ETF운용실장을 앉혔다. NH아문디자산운용 역시 외부 인사를 살피다가 기존 김현빈 ETF투자본부장 자리를 내부 출신인 김승철 패시브솔루션본부장으로 채웠다. ETF부문장은 한수일 채권운용부문장이 겸직하기로 했다. 한투운용도 ETF 수장급 신규 인력 수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운용사들이 ETF 조직장을 너도나도 교체하고 나선 것은 이 사업이 올해 업계의 성패를 가를 가능성이 큰 가운데 전문 인력 수는 턱 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배재규 한투운용 대표가 삼성운용 시절 이른바 ‘ETF 전도사’로 활동하면서 길러낸 이들이 아직도 인재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의 이 본부장을 비롯해 김정현 신한운용 ETF사업본부장, 김남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ETF본부장, KB운용의 김 전 본부장과 노 본부장 등이 모두 삼성운용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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