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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탄생에 'LCC 격변기'…'빅3 체제' 재편 가속화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에 '통합 LCC' 등장

대명소노, 티웨이항공 인수작업 본격 돌입

항공수요 상승 추세지만 고환율은 불안요소

LCC, 파격 프로모션에 '여행 불씨' 살리기

화물사업은 훨훨…작년 화물량 12% 증가

연합뉴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공룡 LCC’의 탄생이 눈앞에 다가온 데다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한 작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했습니다. 지난해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의 조기 매각설도 나오고 있죠. 기업결합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올해 1분기 실적이 중요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고환율과 경기부진에 LCC들은 각종 프로모션을 실시하며 여행 불씨 살리기에 몰입하는 모습입니다.

LCC 재편 어떻게?…'3강 체제' 유력


지난해 1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승인을 받으면서 양사의 LCC 자회사인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의 통합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연합 LCC는 지난 20년 간 1위를 지켜온 제주항공의 덩치를 거뜬히 넘어섭니다. 2023년 기준 각사의 합산 매출은 2조 4785억 원, 승객 수는 5144만 명에 달합니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의 승객 수는 1조 7240억 원, 1230만 명이었습니다. 업계에서는 연합 LCC와 제주항공, 최근 대한항공의 유럽 노선 4개를 인수해 몸집을 키우고 있는 티웨이항공의 삼파전을 예측하고 있습니다.

실제 대명소노그룹은 최근 티웨이항공에 나선훈 부회장을 비롯한 기존 경영진의 퇴진과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 등 광범위한 경영 개선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습니다. 경영권 분쟁이 시작되는 일종의 신호탄입니다. 현재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의 26.77%를 보유한 2대 주주입니다. 1대 주주인 예림당·티웨이홀딩스(29.74%)와의 지분 격차가 3%에 불과한 상황이죠. 업계에서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티웨이항공의 이사회 구성원 교체를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삼파전의 마지막 주인공은 제주항공이지만 먹구름이 짙습니다. 동남아시아와 일본 노선을 중심으로 성장가도를 달렸지만 최근 무안항공 참사로 급제동이 걸렸기 때문입니다. 그간 쌓아온 신뢰도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탑승률이 하락하고 운항 감축도 불가피해져 전략 수정이 예상됩니다. 그간 제주항공은 김이배 대표이사가 “기회가 왔을 때 필요하다면 적극 대응하겠다”고 내부 메세지를 보내는 등 인수합병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 왔습니다. 이스타항공 등 PEF가 보유한 LCC의 지분 매각이 있다면 인수할 의향을 내비친 것인데요. 참사가 발생하면서 사실상 당분간은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항공수요,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했지만…


항공수요는 꾸준히 상승 추세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제선 운항편수는 51만 9085편, 여객수는 8892만 6621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대비 각각 26.2%, 30.2% 증가했고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98.3%, 98.4%를 회복한 수준이죠. 이에 따라 이스타항공을 제외한 LCC항공사의 실적도 2019년 수준을 모두 상회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처음으로 유럽노선을 확장한 티웨이항공의 여객수는 657만 9844명을 기록해 2019년 대비 34.1% 상승하며 제주항공(855만 2369명)을 추격하며 저력을 보여줬습니다.

다만 고환율과 내수 위축은 불안요소입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우리 국민의 해외 관광객 수 증가율은 55.5%에 달할 정도로 고공행진을 이어갔지만 6월 25.2%, 8월 12.7%로 주춤하면서 10%대의 증가율에 머물렀습니다. 관광 수요를 억누른 것은 고환율과 위축된 내수입니다. 한국은행은 급락한 경제심리지수를 언급하며 올해 성장률이 1.9%로 낮아질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최근 1450원까지 치솟은 환율도 소비 부담을 늘려 항공수요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수요 끌어올리자”…할인 판매 '각축전


항공업계 격변기에 LCC항공사들은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잇달아 선보이는 등 실적 끌어올리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기업결합에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는 것은 물론 여행 수요를 살리겠다는 목표입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곳은 제주항공입니다. 제주항공은 지난 9~16일 진행한 연중 최대 이벤트 '찜(JJIM)특가'는 역대급 실적을 거뒀습니다. 판매가 시작된 10일, 지난해 6월 행사 첫날 방문자 수(181만여명)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310만여 명이 몰렸습니다. 판매 매출도 코로나19 이전인 2020년 1월 행사 대비 2.6배 증가했다는 설명입니다. 이스타항공도 최근 국제선 항공권을 최대 99% 이상 할인하는 특가 이벤트를 진행하며 고객들을 대거 사로잡았습니다. 실제로 이스타항공은 3년 만에 재운항을 시작한 지난해 초에 이어 올해도 2년 연속 프로모션 동안 홈페이지 마비 사태를 겪었다고 전했습니다. 티웨이항공도 22일부터 국제선 할인 프로모션을 시작해 특가 경쟁에 합류하기도 했습니다.

화물사업은 LCC의 든든한 지원군입니다. 지난해 국제선 항공화물 운송량은 총 419만 톤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의 C커머스 기업들이 물동량을 대폭 늘리고 있는 데다 빠른 배송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죠. 국내 LCC들도 이에 대응해 여객기 하부 공간을 활용한 ‘벨리카고' 방식을 통해 운송을 늘리고 있습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15일 인천~방콕 노선에서 첫 화물 운송을 시작했고, 티웨이항공은 장거리 노선 확대와 함께 대형기(A330-300) 도입으로 화물사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실제 티웨이항공 인천~시드니 노선의 화물 운송량은 2023년 859톤에서 지난해 1700톤으로 2배 이상 증가하기도 했죠. 에어프레미아는 LA와 뉴욕 등 장거리 노선에서 경쟁력을 발휘합니다. 지난해 순수 화물량만 2만 3424톤을 기록하며 국내 LCC 중 최대 화물 운송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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