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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혈경쟁' 과했나…운용사 순익 4년來 최저

자산운용시장 1800조로 커졌지만

수수료 수익은 3년째 늘어나지 않아

저비용상품 채권형·ETF 중심 성장

시장주도권 잡기 보수 인하도 영향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국내 자산운용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정작 자산운용사들의 수수료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용 보수가 낮은 채권형이나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운용자산이 늘어난 데다 이마저도 보수 경쟁이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국내 전체 자산운용사들의 운용자산 대비 순이익(ROAUM)은 0.238%로 2020년(0.230%) 대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ROAUM은 2021년 0.29%까지 상승했다가 2022년 0.28%, 2023년 0.243% 등으로 점차 하락 중이다.

ROAUM이 점점 빠지는 것은 자산운용 시장 규모가 확대되는 속도에 비해 수수료 수익이 정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전체 자산운용 시장 규모는 1802조 원으로 전년 대비 12% 늘면서 2019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됐다.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자산운용 시장 규모는 지난해 처음으로 71%를 넘었다. 공모펀드와 투자 일임의 순자산총액이 각각 25.9%, 10.9% 늘어난 결과다. 반면 수수료 수익은 2021년 4조 4000억 원까지 증가한 후 지난해(4조 3000억 원)까지 3년째 정체된 상태다.





자산운용 시장 규모에 비해 수수료 수익이 늘지 않는 건 저비용 상품을 중심으로 시장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세가 가파른 ETF는 일반 펀드에 비해 운용 보수가 낮기 때문에 수수료 수익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난해 말 ETF 순자산은 174조 원을 넘어 전체 공모펀드 내 비중이 40%까지 확대됐다. 여기에 투자 일임, 채권형 등 저비용 상품 비중이 확대되면서 보수율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채권형 펀드의 총보수율은 0.166%로 전체 합계(0.257%)보다 낮은 수준이다.

ETF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운용사 간 보수 인하 경쟁도 치열하다. ETF 시장 전체의 자산 가중 평균 운용 보수율은 2011년 31.6bp(bp=0.01%포인트)에서 지난해 6월 말 16.3bp까지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 삼성자산운용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등 미국 지수를 추종하는 ETF 4종에 대해 총보수를 연 0.05%에서 0.0099%로 낮추면서 보수 경쟁에 불을 붙였다. 1억 원을 투자했을 때 투자자 부담 수수료가 9900원에 불과한 셈이다. 이에 미래에셋자산운용도 금리형 상품인 ‘TIGER CD1년금리액티브(합성)’ 등 수수료를 연 0.05%에서 0.0098%까지 내렸다. 이후 KB자산운용·키움투자자산운용·한화자산운용 등도 인하 경쟁에 동참한 상태다.

과도한 경쟁으로 자산운용사들의 경영 건전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지난해 자산운용사들의 영업이익 등 실적은 전년보다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운용 규모 자체가 늘어난 효과로 수수료 수익이 전년보다 늘었고 적극적인 비용 감축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올해 자산관리 시장에 자산운용 업계는 물론이고 금융 업권까지 뛰어들면서 첨예한 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경영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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