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심해에 최대 51억 7000만 배럴의 가스·석유가 추가로 매장돼 있다는 내용의 용역 보고서가 정부에 제출됐다. 정부는 전문가 팀을 구성해 해당 보고서의 내용을 검증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보고서가 검증을 통과할 경우 동해 울릉분지의 가스·석유 추정 매장량은 지난해 발표됐던 최대 140억 배럴에서 191.7억 배럴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미국의 자원 탐사·분석 전문 기업인 액트지오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내 울릉분지 추가 유망성 평가’ 용역 결과 보고서를 지난해 말 한국석유공사에 제출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발표했던 추정 매장량 최대 140억 배럴의 7개 유망 구조 외에 14개의 유망 구조를 추가로 확인했다는 것이 뼈대다. 새로 발견된 유망 구조에는 최소 6억 8000만 배럴, 최대 51억 7000만 배럴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매장량이 가장 많을 것으로 기대되는 유망 구조 이름은 ‘마귀상어(Goblin shark)’로, 추정 매장량은 최대 12억 9000만 배럴이다. 탐사 성공률은 대왕고래와 유사한 20% 내외로 전해졌다.
앞서 한국석유공사는 지난해 4월 동해 심해 가스전의 추가 유망 구조를 찾는 용역을 발주했다. 지난해 발표한 대왕고래 등 7개 유망 구조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미처 사용하지 못한 동해 심해 지질 데이터가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가 평가를 실시한 것이다. 추가 평가는 지난해 대왕고래 등 7개 유망 구조의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에 대한 근거를 제시했던 액트지오가 도맡았다.
다만 이번 보고서에서 제시된 추정 매장량은 향후 검증 및 시추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석유공사와 정부는 대왕고래 유망 구조를 발표할 때도 2023년 12월 최종 결과 보고서를 받은 뒤 6개월 가까이 정부 자체 평가와 국내외 자문단 교차 평가 등의 검증 절차를 밟은 뒤 공식 발표했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경험이 있으니 이번 검증 절차는 이보다는 짧을 것으로 보인다”며 “구체적인 유망 구조 수와 추정 매장량 등은 검증을 마친 뒤 발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실제 시추 없이 탐사 데이터로만 판단한 결과물이어서 데이터에 이상이 없다 해도 시추 결과에 따라 추정 매장량이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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