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혁 삼성전자(005930) 반도체(DS)부문 CTO(최고기술책임자)가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차기 회장으로 내정됐다. 탁월한 기술 리더십을 발휘해온 송 사장이 국내 최대 산업별 업종 단체인 반도체협회에 새 바람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 경영진은 반도체협회에 송 사장을 차기 협회장으로 추천하는 내용을 전달했다. 협회는 내부 절차를 거친 후 다음 달 정기총회에서 송 사장의 회장 선출을 최종 확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국내 최대 업종 단체다. 국내 반도체 산업 발전을 모색하면서 업계의 애로사항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협의하는 역할 등을 한다. 회원사는 270여 곳으로 국내 최대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를 필두로 네덜란드 ASML, 미국 램리서치, 주성엔지니어링 등 국내외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칩 설계 업체(팹리스)들이 포함돼 있다.
현재 반도체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의 임기는 이 달 끝난다.
반도체협회 회장은 1991년 김광호 초대 회장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최고위 경영진이 번갈아 가면서 맡아왔다. 삼성전자에서는 김기남 회장, 진교영 사장, 이정배 사장 등 DS부문 주력인 메모리 사업부를 총괄했던 경영진이 회장직을 수행하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DS부문장과 메모리사업부장을 겸하고 있는 전영현 부회장이 아닌 송 CTO가 내정돼 주목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DS부문장과 메모리사업부장은 물론 삼성전자 대표이사,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원장을 맡고있는 전 부회장이 반도체협회장까지 맡기에는 부담이 컸을 듯 하다" 면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하고 기술 발전이 빠른 반도체업계의 특성을 고려해 젊은 송 사장이 발탁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한편 송 사장은 KAIST 전기전자공학를 나와 서울대 대학원에서 반도체 공학 석·박사로 학업을 마쳤다. 그는 1996년 2월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서 TD팀을 시작으로 D램, 플래시 메모리 등 공정개발부터 양산까지 반도체 전 과정에 대한 기술 리더십을 발휘해왔다. 그는 2022년 6월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장으로 선임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