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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착시효과에…정부 경기 판단도 엇박자

선행지수 변동치 23년 4월 저점

긍정 신호에도 체감 경기는 싸늘

동행지수는 오히려 악화일로만

트럼프 2기 수출 불확실성 커져

3일 오전 한산한 서울 중구 명동 거리 모습. 연합뉴스




우리 경제의 반도체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서 정부 경기 판단에도 오차가 발생하고 있다. 반도체 등 산업생산을 반영해 미래 경제 상황을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가 최근 1년 가까이 개선세를 보인 것과 달리 실시간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는 이 기간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통계청이 발표하는 선행지수 자체를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선행지수 변동치와 동행지수 변동치는 각각 100.6, 97.6을 기록했다. 선행지수 변동치가 1년 전보다 0.4포인트, 2년 전보다는 1.0포인트 개선된 데 반해 동행지수는 2년 새 2.6포인트나 악화됐다.



선행지수는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격리 의무가 해제된 2023년 5월부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3년 5월부터 2024년 2월까지 내리 상승한 데다 이후에도 완만한 상승 흐름이 이어지면서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통계청이 매달 산업활동동향을 통해 발표하는 지수로 경기 국면과 전환점의 단기 예측에 주로 이용된다. 통상적으로 선행지수가 현재와 반대 방향으로 2분기 이상 연속해 움직이면 이를 국면 전환의 신호로 해석한다.



문제는 시차를 두고 뒤따라와야 할 동행지수는 오히려 나빠지는 등 엇박자를 냈다는 점이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역대 최장 기간 괴리”라며 “선행지수의 경기 예측력이 저하됐거나 동행지수가 경기 상황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003년 카드대란 이후 21년 만의 최악의 내수 절벽을 감안하면 지난해 반도체 수출이 사실상 나 홀로 증가하면서 한국 경제를 떠받쳐온 것이 오판을 불러온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총수출은 8.2% 늘었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1.5% 증가에 그친다. 반도체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생각 이상으로 컸다는 얘기다. 관세청의 무역 경기 확산지수도 지난해 10월까지 기준점인 50을 밑돌았다. 반도체 수출의 온기가 경제 전반으로 퍼지지 못했다는 뜻이다. 김진성 흥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선행지수가 상승하고 동행지수가 하락하는 것은 주도 산업의 업황 회복이 수출에 국한돼 내수로 확산하지 못하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경기 판단도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의 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완만한 경기회복(2024년 11월)’에서 ‘하방 우려(12월)’ ‘하방 압력 확대(2025년 1월)’로 전망을 바꾼 바 있다. 김용진 서강대 교수는 “반도체가 이끈 수출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는 호재를 찾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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