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7년 만에 이사회 의장으로 돌아온다. 최근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딥시크가 오픈AI에 버금가는 성능의 모델을 선보이며 AI 산업 경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가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 직접 경영 일선에 복귀한 것으로 분석된다.
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이사회는 이번 주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사내이사 복귀 안건을 주주총회에 의결할 방침이다. 이 창업자는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이사회 의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네이버 관계자는 “공시 사항인 이사 선임 관련해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 창업자가 이사회 의장으로 돌아오는 것은 지난 2018년 글로벌 진출에 집중하겠다며 사내이사에서 내려온 후 7년 만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AI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이 창업자가 복귀를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네이버가 ‘소버린(주권) AI’를 강조하며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 등을 선보였지만, 상대적으로 성능과 비용 면에서 경쟁사 대비 뒤처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AI 골든타임’을 놓치면 안된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앞서 이 창업자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소버린 AI 모델 구축 협력을 논의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AI 경쟁에서 한국 기업이 소외되고 있는 가운데 경쟁사인 카카오(035720)가 오픈AI와 동맹을 맺는 등 AI 산업에서 네이버에 입지가 흔들리자 이 창업자가 직접 나서기로 결심한 모습”이라며 “복귀 후에는 네이버의 AI 사업에 공격적인 드라이브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이 창업자 간 시너지 효과에도 주목하고 있다. 다음 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최 대표는 매출 10조 원 달성 등의 성과를 인정받아 무난히 연임될 것으로 전해진다. 최 대표가 인수합병(M&A)과 ‘클립·치지직’으로 대표되는 신사업에 집중하고, 이 창업자는 글로벌 역량을 바탕으로 AI 사업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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