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들이 비식품 매장을 줄인 자리에 다이소 등 임대 매장을 늘리면서 점포별로 매출이 최대 73%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대형마트 입장에서는 신선식품에 집중하면서 임대 수익을 늘릴 수 있고 다이소 역시 주요 입지에 대규모 점포를 낼 수 있어 당분간 대형마트와 다이소의 협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5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리뉴얼 후 재개장한 이마트 목동점은 설 연휴 일주일(24~30일)간 매출이 전년 설연휴보다 7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방문 고객수 역시 35% 늘었다. 특히 신규 입점한 다이소를 비롯한 임대 매장 매출은 123% 성장했다. 실제 연휴 기간 이마트 목동점 다이소 매장에는 가족 단위로 방문해 쇼핑하는 고객들이 많았다. 주변에 다이소 가두점이 두 곳이나 있는데도 이마트 목동점이 다이소를 유치하는 등 쇼핑몰 형태로 바뀌면서 모객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대형마트 3사 중 다이소를 가장 많이 입점시킨 롯데마트 역시 ‘다이소 효과’를 누리고 있다. 롯데마트는 기존에 입점했던 다이소 점포를 리뉴얼해 김해점과 서대전점을 각각 2644㎡(800평)으로 키웠다. 두 점포의 올해 1월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20%, 고객수는 15% 이상 성장했다. 2016년부터 다이소와 ‘한 지붕 두 가족’을 하고 있는 홈플러스 역시 다이소 유치에 따른 매출 증가 효과가 있다고 보고 올해 지속적으로 다이소 입점을 늘릴 계획이다.
대형마트 업계는 다이소를 비롯해 탑텐, 키즈카페, 식음료 매장 등 임대 점포를 늘리는 쇼핑몰 형태로 바꾸고 있다. 그 과정에서 특약매입에 따라 수수료율이 높은 직영 매장은 대폭 줄이고 다이소처럼 고정 임대료에 매출 연동 수수료를 받는 임대 매장을 크게 늘리고 있다. 대형마트 3사 점포 총 391곳 중 다이소가 입점한 점포는 138곳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대형마트 3사의 직영매장이 받는 특약매입(마트가 직매입하되 재고 반품 가능) 수수료율은 20.4~26%에 달하지만 임대을 매장에서 받는 수수료는 14.5~19.4%로 낮다. 그러나 임대을 계약은 낮은 고정 임대료로 최소 수익이 보장되고 매출이 오를 수록 수수료율이 오르기 때문에 전체 수익에는 더 도움이 된다는 게 대형마트의 설명이다.
한 대형마트 고위 관계자는 “대형마트 면정의 절반을 차지하던 비식품 매장을 전부 없애도 매출은 90% 이상 유지된다”면서 “시뮬레이션 결과 임대료가 매출과 연동되는 다이소 등을 입점시키면 전체 매출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마트 직영 매장 비중이 70~80%에 달했던 죽전점·월계점·연수점은 직영매장을 30%이하로 줄이고 나머지를 임대 매장으로 채우면서 현재 매출 1~3위를 휩쓸고 있다.
다만 고물가 기조에 ‘불황형 소비’로 성장하고 있는 다이소 효과에 언제까지나 의존할 수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다이소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다이소 측에서 요구하는 입점 위치, 구체적인 수수료율 등 계약 조건이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아예 고정 수수료만 내는 임대갑 계약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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