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주요국들이 올해를 ‘세계 양자 과학기술의 해’로 공식 선포했다. 양자 과학기술이 기초과학을 넘어 인공지능(AI)·반도체 같은 응용 기술로 발전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연구개발(R&D)과 국제 협력 확대 움직임이 본격화한 것이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5일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회관에서 한국물리학회 개최로 열린 ‘세계 양자 과학기술의 해 한국 선포식’에 참석해 “올해를 한국 양자 산업화의 원년으로 삼아 기술과 산업 양면에서 정진하겠다”며 “기술 개발, 국제 협력, 인력 양성, 인프라 등 생태계 기반을 조성하고 민관 범부처 협업 체계를 구축하며 분야별 산업화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선포식은 유네스코가 4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본부에서 개최한 동명의 행사 일환으로 마련됐다. 앞서 유엔이 양자역학 이론 탄생 100주년을 맞은 올해를 세계 양자 과학기술의 해로 지정한 데 이어 유네스코와 전 세계 물리학회들이 선포식을 통해 구체적인 국제 협력과 정책 수립 방안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정부도 이 같은 움직임을 적극 뒷받침할 방침이다. 유 장관은 “한국은 후발 주자지만 기존 다른 분야들처럼 선진국 대열에 충분히 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음 달께 범부처 정책 총괄 기구인 ‘양자전략위원회’를 출범하고 양자 종합 계획 수립, 첫 대형 R&D 사업인 ‘양자 과학기술 플래그십 프로젝트’ 착수 등을 통해 지원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과기정통부는 또 올해 관련 예산으로 지난해보다 54.1% 증액한 1980억 원을 마련해 양자컴퓨터 상용화 등 신규 과제 32건을 추진한다.
이날 선포식에는 이태식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 정우성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홍정기 포스텍 명예교수 등 산학연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윤진희 한국물리학회장은 “이번 선언 결의안은 전 세계 50억 명을 대표하는 70개국 이상이 공동 후원한다”며 “양자기술이 지난 100년간 인류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 100년간 그 중요성이 얼마나 커질지를 알리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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