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096770)이 SK(034730) E&S와 합병으로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성공하며 2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은 에너지 전반을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호주·베트남 등지에서 진행 중인 해외 자원개발을 통해 수익 구조를 강화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연결 기준 4분기 매출 19조4057억 원, 영업이익 1599억 원을 기록했다고 6일 공시했다. 매출은 작년 동기에 비해 0.6%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직전 분기 대비로도 매출은 9.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1월 흡수합병한 E&S의 실적이 반영되면서 전사 실적이 뚜렷한 개선세를 나타냈다. SK이노베이션 E&S는 지난해 매출 11조3254억 원과 영업이익 1조1157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합병 직후인 11~12월 두 달간 영업이익 1234억 원이 SK이노베이션의 4분기 실적에 반영됐다. 전사 영업이익 중 77%를 E&S가 벌어들인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합병을 통해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등을 아우르는 에너지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SK이노베이션 E&S의 사업 실적이 연간 기준으로 반영되고 에너지 사업별 합병 시너지가 구체화한다"며 "수익 및 재무 구조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매출 74조7170억 원, 영업이익 3155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3%, 영업이익은 83.4% 감소했다. 사업별로는 △석유사업 매출 49조8399억 원, 영업이익 4611억 원 △화학사업 매출 10조3517억 원, 영업이익 1253억 원 △윤활유 매출 4조2354억 원, 영업이익 6867억 원 △석유개발 사업 매출 1조4766억 원, 영업이익 5734억 원을 각각 기록해 에너지와 정유 부문은 호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SK온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의 직격탄을 맞아 1조 1270억 원 영업손실을 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재고평가 손실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돼 3594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SK온은 올 해 예정돼 있던 블루오벌SK 테네시 공장의 상업가동 일정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SK온과 미국 포드 자동차의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JV)인 블루오벌SK는 켄터키 1·2공장과 테네시 생산시설 등 3개 공장을 미국에 건설 중이다.
다만 회사는 핵심 시장인 북미 지역에서 판매 물량이 늘어나고 이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증가에 힘입어 올 해 수익성은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SK온 관계자는 “연간 두 자릿수의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며 “원가 구조 개선 등 수익성 제고 활동 강화를 통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해외 자원개발 등을 통한 수익성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최근 SK어스온은 베트남 15-2/17 광구에서 원유 부존을 확인하고 시험 생산에 성공했다. SK어스온은 광구의 본격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 E&S는 하반기부터 호주 깔디타-바로사(CB) 가스전 상업 생산에 돌입해 연 130만 톤의 LNG를 공급한다.
서건기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글로벌 정세 변화로 석유, 가스 등의 사업 환경이 바뀌는 등 경영 여건이 불확실하지만 E&S와 합병으로 에너지 밸류체인을 확보하고 시너지 창출을 가속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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