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계가 지난달 경쟁국인 중국을 제치고 가장 많은 수주량을 기록했다. 올해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조선사들은 목표치를 상향하며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7일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146만 CGT(표준선 환산톤수)로 전년 동기 대비 74% 줄었다. 특히 우리나라가 90만 CGT(62%)를 수주해 중국을 제치고 수주량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27만 CGT(19%)에 그쳤다. 지난해 12월 한국과 중국이 각각 13만 CGT(6%), 193만 CGT(82%)의 수주량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국내 조선사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모습이다.
척수로는 한국과 중국이 각각 13척, 21척을 수주했다. 한국은 액화천연가스(LNG) 관련 선박 등 고부가 대형 선박을 중심으로, 중국은 저부가 소형선을 중심으로 수주한 영향이다. 지난달 HD한국조선해양(009540)은 유럽 선사로부터 3조 7160억 원 규모의 LNG 이중연료추진 컨테이너선 12척을 계약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010140)도 오세아니아 지역 선사로부터 LNG운반선 1척을 3796억 원에 수주했다.
양사는 올해 연간 수주 목표도 지난해보다 상향하며 중국 조선소와의 경쟁에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수주 목표치를 전년보다 30% 이상 높인 180억 5000만 달러(약 26조 1000억 원)로 설정했다. 삼성중공업은 수주 목표치를 98억 달러(14조 2000억 원)로 정하며 전년보다 소폭 올렸다.
선박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점도 국내 조선업계에 호재다. 올 1월 기준 클락슨신조선가지수는 189.38포인트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 2021년에 비하면 49% 폭등했다. 선종별 평균 가격은 1척당 17만 4000㎥ 이상 LNG운반선이 2억 6000만 달러(3765억 원),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이 1억 2900만 달러(1870억 원),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2억 7500만 달러(3980억 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