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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 머니카페] 다시 촉발된 ETF 출혈 경쟁…투자자 달래기 위한 고육지책?

미래에셋의 총보수 인하로 경쟁 본격화

現 업계 1위 삼성, 다음 날 곧바로 응수

연금 계좌 과세이연 효과 사라진 美 ETF

일각선 민심 회복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총보수만 봐선 안 돼…"PER도 고려해야"

이미지투데이




그야말로 폭풍의 한 주였습니다. 해외 주식형 펀드 ‘선(先) 환급, 후(後) 원천징수’ 과세 절차 폐지와 배당금 축소 논란, 그리고 다시 점화한 대형 운용사 간 총보수 인하 경쟁까지 지난주 각종 사건이 우수수 발생했었는데요. 오늘 선데이 머니카페에서는 지난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발생한 주요 이슈를 톺아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다시 불 붙은 운용사 총보수 인하 경쟁…미래 VS 삼성


툴 제공=플라멜(AI 제작)


국내 운용사 간 ETF 총보수 인하 경쟁이 다시 한번 격화하고 있습니다. ETF 업계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먼저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미래에셋운용은 6일 미국 대표 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100을 각각 추종하는 ‘TIGER 미국S&P500’과 ‘TIGER 미국나스닥100’ ETF 2종의 총보수를 기존(연 0.07%) 대비 10분의 1 수준인 0.0068%로 대폭 낮췄습니다. 2020년 11월 해당 ETF 2종의 총보수를 연 0.3%에서 0.07%로 내린 이후 약 4년 3개월 만에 일입니다.

이번 미래에셋운용의 보수 인하를 두고 업계는 ETF 1위 삼성자산운용을 겨냥한 조치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운용은 올해 ETF 시장에서 삼성운용을 추월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데요.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7일 기준 미래에셋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35.68%로 삼성운용(38.02%)에 2.35%포인트 뒤처진 상태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지난해 말과 올 초 그룹 전체 경영진이 모인 자리에서 “ETF 업계를 선도하는 회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1위 쟁탈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습니다.

삼성운용도 가만히 보고만 있진 않았습니다. 삼성운용은 바로 그다음 날인 7일 총보수 인하를 단행하며 맞불을 놓았습니다. 미래에셋운용과 마찬가지로 미국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총보수를 낮췄는데요. ‘KODEX 미국S&P500’과 KODEX 미국나스닥100' ETF 2종의 총보수를 기존 0.0099%에서 0.0062%로 낮췄습니다. 미래에셋운용이 전날 제시한 총보수보다 0.0006%포인트 더 낮은 수치며 ETF를 1억 원어치 팔았을 때 연간 6800원 정도의 수익만을 건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 중소형 운용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경악스러운 수치”라며 “인건비와 운용비 그리고 기타 비용 등을 감안할 시 남는 게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삼성운용은 앞서 지난해 4월에도 ‘KODEX 미국S&P500TR’ 등 미국 대표 지수 투자 ETF 4종의 수수료를 기존 0.05%에서 0.0099%로 낮췄었는데요. 당시 미래에셋운용은 금리형 상품 ‘TIGER CD1년금리액티브(합성)’ ETF의 총보수를 연 0.05%에서 0.0098%로 내리며 맞불을 놓았었습니다. 1년도 안 돼 총보수 출혈 경쟁이 다시 격화한 셈입니다.

과세이연 효과 사라진 美 주식형 ETF…연이은 악재에 민심 ‘냉랭’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연합뉴스


한편 일각에서는 두 운용사 간 수수료 출혈 경쟁이 미국 주식형 ETF 투자 혜택 축소로 상처 난 민심을 달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정부가 외국 납부세액 공제 방식을 개편하며 연금 계좌 내 과세이연 효과가 사라지는 등 세제 혜택이 줄어들자 투자자들 사이에선 불만의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중과세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어 지난달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토탈리턴형(TR) ETF 금지 이후 불난 민심이 더욱 타오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정부는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운용사가 해외 주식형 펀드에 투자해 받은 분배금의 배당소득세(미국의 경우 15%)를 해당 국가에 먼저 내면 이중과세 문제 방지 차원에서 이를 미리 환급해 줬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해외 과세를 신경 쓸 필요 없이 분배금을 온전히 받은 뒤 나중에 국내 배당소득세 세율에 맞춰 세금을 납부하기만 하면 됐었죠.



하지만 올해 공제 방식 개편으로 운용사는 더 이상 정부로부터 외국 배당소득세를 환급받을 수 없게 됐습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연금 계좌 등 절세 계좌를 통해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에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습니다. 해외 주식 배당금 100%를 절세 계좌를 통해 받아내며 장기 복리 효과를 추구하고자 했던 투자자들의 전략이 더 이상 소용없게 됐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지난해까지는 배당소득이 100원 발생했을 때 미국에서 15원을 세금으로 내야 했지만 이를 한국 국세청에서 환급해 준 덕에 투자자들은 배당금 100원을 온전히 받을 수 있었습니다. 투자자들은 과세이연 효과를 누리며 더 많은 자금을 자산을 불리는 데 활용할 수 있었죠. 하지만 올해부터 투자자들은 같은 상황이라도 85원의 배당금을 받을 수밖에 없게 돼버렸습니다.

이중과세 논란도 불거졌습니다. 선 환급 절차가 없어져 버려 연금 투자자들은 해외에 배당소득세를 내고 연금 수령 시 수익에 대해 연금소득세(3.3~5.5%)를 또 한 번 내야 하는 이중과세 문제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정부와 운용사의 대처도 화를 키웠습니다. 공제 방식 개편은 2023년 1월 1일 제도 시행을 목표로 2021년 세법을 개정했으나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이 미뤄지면서 2년 뒤인 올해부터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었죠. 하지만 투자자들은 이에 관련해 충분한 사전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하는데요. 투자자들이 이번 이슈에 대해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한 연금 투자자는 “과세이연 효과 내세우며 투자자들 유치할 땐 언제고 갑자기 왜 이러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하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미래에셋운용은 ‘설상가상’으로 분배금 축소 논란까지 더해지며 곤욕을 치렀습니다. 미래에셋운용은 4일 TIGER 미국S&P500 ETF 투자자들에게 1주당 분배금 45원을 지급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4분기(지급일 11월 4일) 분배금 65원보다 30% 넘게 적은 금액입니다. 문제는 동일 지수를 추종하는 다른 운용사들의 분배금은 줄지 않았다는 점인데요. 이에 대해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외국 납부세액 과세 방법 개편 영향”이라며 “펀드 운용상 효율적인 방법으로 4개 분기로 나누어 분배하기 때문에 4개 분기의 평균 분배율 수준을 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총보수 외에 기타 비용도 함께 따져야


업계 관계자들은 다만 운용사가 ETF 총보수를 낮춘다고 무조건 비용 부담이 주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총보수와 기타비용을 더한 ‘총 보수비용(TER)’을 비롯해 ‘실부담비용률’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총보수는 낮지만 기타 비용 탓에 오히려 총 수수료는 더 높아지는 사례가 존재하기 때문인데요. 가령 한국거래소 ‘ETF체크’에 따르면 ‘SOL 미국S&P500’ ETF의 총보수는 0.0099%로 ‘ACE 미국S&P500’의 총보수 0.07%보다 낮지만 이 둘의 TER은 지난해 말 기준 0.14%로 같습니다.

TER에 매매중개수수료율까지 더한 값인 실부담비용률을 살펴보면 결과가 또 달라집니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SOL 미국S&P500 ETF의 실부담비용률은 0.2402%에 반해 ACE 미국S&P500 ETF의 실부담비용률은 0.1725%로 꽤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에 ETF를 매입했다 하더라도 나중에 가보면 수익률에서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라며 “실부담비용률이 2%인 상품에 투자해 연간 10%의 수익률을 올렸다고 가정하고 단순 계산해보면 투자자는 연간 8%의 투자 이익을 얻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정률제인 총보수와 달리 기타 비용과 매매·중개수수료는 사후에 확정되기 때문에 투자 전에 정확한 수수료율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존재합니다. 전문가들은 일단 규모가 큰 ETF를 고르는 게 수수료 최소화에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TER은 ETF 총보수와 기타비용을 더한 뒤 순자산으로 나눠 계산하기 때문이죠. 상장 초기에 기타 비용과 매매·중개수수료가 많이 드는 점을 감안해 상장된 지 1년이 넘은 ETF에 투자하는 것도 수수료를 절약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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