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와 김해공항 에어부산 화재 등 여객기 사고가 연일 발생하면서 항공여객 수요가 대형국적항공사(FCS)로 대거 옮겨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저비용 항공사(LCC)에 대한 신뢰도 하락이 대형 항공사 쏠림 현상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5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 참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올해 1월 28일까지 전체 항공사 여객 수는 986만582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978만1742명)보다 0.81%(약 8만명) 증가했다.
늘어난 수요는 대한항공·아시아나를 비롯한 대형 항공사로 쏠렸다. 실제로 이 기간 FSC(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여객 수는 441만6789명으로 전년 대비 9.4% 급증했다. 대한항공은 9.5%, 아시아나항공은 9.3%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LCC 여객 수는 544만3793명으로 전년 대비 5.2% 급감했다. LCC업계 1위 제주항공 여객 수가 26.4%나 줄어든 영향이 컸다. 진에어(-1.7%), 에어부산(-1.0%), 티웨이(0.1%) 등 다른 주요 LCC들도 전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부진한 성적을 냈다. 다만 공격적인 노선 확장을 감행한 이스타항공의 약진으로 제주항공을 제외한 7개 LCC 여객 수는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연이은 항공 안전 사고로 LCC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서 대형사들이 반사 이익을 얻고 있는 셈이다. 제주항공 참사의 경우 ‘인력 대비 운항 횟수 과다’와 ‘정비 부실’ 문제가 지적됐고, 에어부산 사고기도 직전 48시간 동안 총 17회 운항한 것으로 드러나며 LCC 안전에 대한 불안 심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한 LCC업계 관계자는 “최근 LCC가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으로 확장을 시도하는 가운데 한 달 새 큰 사고가 2건이나 연이어 터진 것은 큰 악재”라며 “정부와 협력해 안전 강화 조치를 마련하는 등 업계 전체가 신뢰 회복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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