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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한명 한명이 1인 기업…영광 잠시 접고 절실함 무장을"

■삼성 반도체 신화 주역 임형규 전 사장

세부기술 1개당 인재 10명 필요

몇명만 뒤처져도 개발 느려져

벤처처럼 일하고 보상 확실히

52시간제 예외 등 뒷받침돼야

임형규 삼성전자 전 사장




삼성 반도체 신화의 주역 중 한 명인 임형규 전 삼성전자(005930) 사장은 삼성이 초격차를 다시 회복하려면 엔지니어 개인이 1인 기업 수준으로 일할 수 있는 업무 환경과 그에 걸맞은 보상 시스템이 선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삼성이 영광의 시간을 접고 절실함으로 재무장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엔지니어로 회사에 입사한 임 전 사장은 메모리 개발 총괄 임원으로 삼성의 D램 사업이 1위로 도약하는 데 큰 공을 세운 바 있다. 2000년 사장으로 승진한 후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등 신사업 개척을 이끌기도 했다.

임 전 사장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사업을 ‘500마리 말들이 이끄는 레이스’에 비유했다. 그는 “반도체 기술력의 요체는 결국 사람”이라면서 “D램을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하위 500가지의 세부 기술마다 10명가량의 고급 인력이 요구돼 총 5000명의 기술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500마리 말 중 몇 마리만 뒤처져도 결승선에 빨리 도착할 수 없는 것처럼 500개 각 분야마다 최고 실력이 갖춰져야 1등을 할 수 있는 것이 반도체 사업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500마리의 말’ 레이스에서 1위를 하기 위해서는 엔지니어 개개인을 사내 벤처 기업으로 간주하고 그에 걸맞은 대우와 그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 설명했다. 임 전 사장은 “적어도 500개 기술 분야를 이끄는 인재들만큼은 일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창업해서 벤처하는 사람들을 보면 죽으라고 일을 하지 않나. 사내에 벤처가 1000개 이상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이들이 벤처 기업 수준으로 보상받고 일하도록 업무 환경을 고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반도체 업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뜨거운 이슈가 된 반도체 연구 인력의 ‘주 52시간 근로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조항 신설에 대해서도 찬성 입장을 강하게 피력했다. 임 전 사장은 “집중적인 연구개발 과정이 불가피한 반도체 산업 특성에서 주 52시간 근무 제한은 한가하고 태평한 얘기”라며 “과거를 그대로 옮겨올 수는 없겠지만 삼성이 한창 1위로 치고 나갈 때는 ‘월화수목금금금’이 보통이었고 이는 확실한 보상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장기간 이어온 초격차에 따른 안정감이 조직 문화를 느슨하게 만들지 않았는지 반성할 필요도 있다고 그는 말했다. 임 전 사장은 “약 30년간 세계 1위를 했다. 넉넉하게 잡아도 1992년부터 1등을 했으니 32년이 흘렀으니 오만해진 부분도 분명히 있다”며 “삼성을 초격차로 이끌던 당시 분위기와 마음을 모르고 일을 하는 사람들이 이제는 (삼성에서) 대부분인데 과거의 영광은 잠시 접고 다시 한번 삼성의 도전 정신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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