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전자제품·건설 등에 쓰이는 중국산 저가 알루미늄 제품 수입이 최근 몇 년 새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알루미늄 제품 생산 업체의 영업이익이 급감한 가운데 정부가 저가 수입품 규모가 급증한 5개 수입품에 대한 국내 산업 피해 실태 확인에 나섰다.
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기타 알루미늄 제품, 로드 휠, 냉방기, 도금강판, 봉강 등 5개 수입 제품에 대한 의견을 담당 부서 및 협회에 요청했다. 이들 5개 제품은 모두 최근 4년간 저가 수입품이 급증한 품목으로 특히 자동차·건설 등 각종 산업에 두루 쓰이는 기타 알루미늄 제품의 수입 규모는 2021년 5억 1550만 달러에서 2024년 5억 4640만 달러로 6% 늘었다. 자동차 부품인 로드 휠의 수입액은 같은 기간 49.6% 급증했다.
문제는 늘어난 수입량 중 중국·베트남산 저가 제품 비중도 증가했다는 점이다. 기타 알루미늄 제품의 경우 2021년 36.5%였던 중국산 비중은 지난해 44.7%로 치솟았고 베트남산 비중도 5.2%에서 8.8%로 늘었다. 무역구제학회 관계자는 “수요 증가로 인해 저가 제품 수입량이 늘었어도 2021년 이후 알루미늄 원재료 평균 거래 가격이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입 제품 단가가 오히려 하락한 점은 점검할 만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외 중국산 로드 휠 비중은 2021년 83.4%에서 지난해 89.8%로, 중국산 냉방기 비중은 같은 기간 52.6%에서 64.6%로 증가했다.
저가 수입 제품이 국내로 빠르게 유입되는 사이 국내 관련 기업들의 실적은 악화하고 있다. 2023년 기준 알루코·알멕의 연간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57.6%, 38.5% 감소했다. 국내 1위 휠 생산 업체인 핸즈코퍼레이션의 2023년 영업손익은 전년보다 개선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영업손실 규모가 20억 원에 달했다. 또 다른 휠 생산 업체 현대우성캐스팅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2.7% 감소했다.
정부는 각 산업계의 의견을 받은 뒤 실제로 반덤핑 제소가 접수되면 본격적인 덤핑 여부 조사 및 무역 구제 조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5개 제품의 경우 국내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상황”이라며 “다만 아직 덤핑 조사 신청이 들어왔거나 조사 중인 것은 없으며 실제로 해당 산업에 취약한 점이 발견되면 무역 구제 제도나 지원 방안을 안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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