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009540)이 5400억 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벙커링선 계약을 따냈다. 3조 7000억 원의 컨테이너선 계약으로 마수걸이에 성공한 HD한국조선해양이 수주 랠리를 이어가면서 실적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특히 미국이 중국 조선업에 대한 관세 부과 등 견제를 강화할 조짐에 국내 조선 업계가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아프리카 소재 선사와 1만 8000㎥급 LNG 벙커링선 4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계약 규모는 5383억 원이다. 선박은 HD현대미포(010620)에서 건조해 2028년 하반기까지 순차적으로 선주사에 인도한다.
LNG 벙커링선은 해상에서 다른 선박에 LNG를 충전해주는 선박이다. LNG 공급·저장시설 없이도 LNG 대량 충전이 가능해 수요가 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친환경 규제 강화 기조도 LNG 벙커링선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관련 협회에 따르면 LNG를 연료로 쓰는 선박은 2023년 472척에서 2033년 1174척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해 벙커링용 LNG 소비량도 2028년 1500만 톤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9월 1만 8000㎥급 2척과 1만 2500㎥급 1척의 벙커링선을 수주한 데 이어 11월에는 1만 8000㎥급 4척을 수주해 LNG 벙커링선 시장에서 지배력을 키워가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HD현대(267250)미포의 중형 선박 분야 최고 기술력을 앞세워 LNG 벙커링선, 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 등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선 업계는 연초부터 수주 낭보를 이어가며 ‘K조선’ 슈퍼사이클 장기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HJ중공업 역시 이날 에이치라인해운으로부터 1만 8000㎥급 LNG 벙커링선 1척을 수주했다. 수주 금액은 1271억 원으로 HJ중공업의 올해 첫 수주다. HJ중공업은 2017년 세계 최초로 범용 5100㎥급 LNG 벙커링선을 인도하며 기술력을 입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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