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철강·알루미늄 분야 관세와 상호관세 부과 예고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는 상승했다. 미국 국채 금리도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관세 부과 예고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이 안정된 흐름을 보이는 분위기다. 실제 부과 여부를 지켜봐야 하고, 부과되더라도 미국 산업계와 물가에는 큰 영향이 없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10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67.01포인트(+0.31%) 증가한 4만4470.4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40.45포인트(+0.67%) 오른 6066.4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90.87포인트(+0.98%) 뛴 1만9714.27에 장을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1~2일 내 세계 각국에 상호관세도 부과할 것이란 구상도 밝혔다. 철강과 알루미늄 관련 주식은 급등했다. 클리블랜드-클리프스의 주가는 17.99% 급등했으며 US스틸은4.79% 상승했다. 뉴코와 알코아의 주가는 각각 5.65%, 2.21% 올랐다. 이같은 움직임은 관세가 결국 미국 내 투자 증가로 현지 제조 산업을 활성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품 분야 컨설팅 업체인 CRU의 분석가 제임스 캠벨은 “처음에는 관세가 수요를 손상시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투자가 들어오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에 의존하는 알루미늄도 결국 가격이 안정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JP모건에 따르면 미국 알루미늄 수요의 80%는 수입된다. 도미닉 오케인 등 JP모건의 분석가팀은 “중기적으로 알루미늄 수요 감소과 국내 공급 증가로 인해 알루미늄 가격은 소폭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달 말 월가를 덮쳤던 딥시크 중격이 완화된 점도 상승세에 기여했다. 엔비디아 주식은 2.87% 올랐으며 AMD는 2.71% 상승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은 각각 0.6%, 0.12% 올랐다. JP모건의 전략가인 파비오 바씨는 “딥시크와 관세를 둘러싼 우려는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흐트러뜨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상자산도 상승했다. 뉴욕증시 마감 시점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0.9% 오른 9만7264.72에 거래됐다. 이더는 1.1% 상승한 2669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국채금리는 큰 변동없이 기간 별로 엇갈렸다. 뉴욕증시 종료 시점 기준 2년 물 국채 금리는 2bp('bp=0.01%포인트) 떨어진 4.283%에 거래됐다. 10년 물 금리는 1bp 오른 4.504%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는 상승했다. 올해 1월 러시아의 원유 생산량이 목표치를 밑돌면서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71.00달러 대비 1.32달러(1.86%) 상승한 배럴당 72.32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4월 인도분은 전장보다 1.21달러(1.62%) 오른 배럴당 75.87달러로 마무리됐다.
러시아의 지난달 생산량이 하루 896만2000배럴로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공급 협정에 따른 목표치보다 1만6000배럴 적었다는 소식이 유가를 올렸다. 원유시장이 도널드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 무뎌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IG의 토니 시카모어는 “(캐나다와 멕시코 등에) 관세 조치가 후퇴하면서 투자자는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위협을 무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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