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1일 “통상 압력, 인플레이션, 인공지능(AI) 등 격변하는 요소들이 삼각파도로 밀려오는 위기 속에서 기업들이 경제적 가치 추구를 잘하려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날 대한상의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가 연 ‘ERT 멤버스 데이’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는 바탕을 못 만들면 어차피 도전과 문제라는 것은 다른 형태로 찾아올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생물학의 ‘최소량의 법칙’을 예로 들었다. 식물 성장을 위한 모든 필요조건이 다 갖춰져도 한 영양소가 부족하면 더 자랄 수 없다는 개념이다. 취약 계층을 외면한 채로는 사회 전체가 발전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사회문제 해결 역시 체계적 접근 방식인 운영개선(OI)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가장 시급한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ERT는 객관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한 결과 ‘청년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선정했다. 리워드(보상) 프로그램 시스템 도입도 필요하다. 최 회장은 “사회문제 해결이 기업에 이익이 된다는 개념을 성립시키면 사회적 파급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관계의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정부와 기업·소비자·지역사회가 단단히 연결돼 사회의 안전망 역할을 하며 오늘의 대한민국 발전을 이뤘다”며 “쉽게 연대해 시너지가 나올 수 있도록 플랫폼과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RT는 기술과 역량을 활용해 사회문제 해결에 동참하는 기업들의 협의체다. 현재 1750여 개 기업이 참여 중이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박승희 삼성전자(005930) 사장과 이형희 SK 커뮤니케이션위원장, 김동욱 현대자동차 부사장, 박준성 LG 부사장 등 리더스클럽 멤버들이 참석했다. 또 새롭게 합류한 주한미국상의(암참)의 제임스 김 회장도 자리했다.
이날 ERT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김병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은 “기업의 신기업가정신 실천과 사회 공헌 확대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나갈 것”이라며 “양 기관의 협업을 통해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기업과 지역사회가 상생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진 포럼에서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는 42개의 사회문제를 국민의 관심(y축)과 기업의 활동(x축)을 기준으로 4개 유형으로 분류한 ‘사회문제 지도’를 발표하고 기업이 적극 해결해야 하는 주요 사회문제로 청년, 교육 불평등 심화, 기후위기 등 미래 세대 문제와 저출생, 고령화, 지역 발전 불균형 등 인구구조 변화 문제를 제시했다. 도 대표는 “청년 문제는 고용·소득·주거 등 다른 사회문제와 연계성이 높아 해결 필요성이 중대하고 통합적인 접근을 통해 더 큰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며 지역 청년의 성장을 지원하는 ‘청년 로컬 기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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