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내수 부양책에 힘입어 DB하이텍(000990)의 공장 가동률이 올 들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정보기술(IT) 수요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던 DB하이텍 매출도 덩달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 본사가 위치한 부천 공장의 현재 가동률은 100%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1월부터 고객사들의 반도체 생산 주문이 한꺼번에 밀려들면서 우선순위를 부여해 생산할 만큼 문전성시인 것으로 알려졌다.
DB하이텍은 부천 사업장과 함께 충북 음성군에서 상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두 공장을 합친 전체 가동률은 85%에 육박한다. 지난해 3분기 전체 가동률인 74.4%였던 데 비해 10%포인트 가까이 오른 것이다.
올해 들어 가동률이 갑자기 솟구친 것은 중국의 ‘이구환신’ 정책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구환신은 “낡은 제품을 새 것으로 교체한다”는 의미로 중국 정부가 지난해 경기 부양을 위해 발표했다. 전자기기를 구매할 때 헌 제품을 반납하면 보조금을 지급하며 소비를 지원하는데 이 정책으로 중국 시장의 IT 기기 수요가 크게 확대되는 추세다.
DB하이텍은 IT 수요 등락에 큰 영향을 받는 기업이다. 회사는 전자기기나 자동차에 들어가는 구형 반도체를 대신 만들어주는 8인치 웨이퍼 파운드리 업체인데 연초 중국산 전자기기 판매가 늘어나자 현지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고객사들의 주문량까지 연쇄적으로 늘어나며 수혜를 받고 있다.
DB하이텍은 최근 공개한 기업설명회(IR) 자료를 통해 “중국 사업은 1월 시장 호조로 양호한 수요가 기대된다”며 “올해 전체 가동률이 80% 중후반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악화한 실적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경기 침체로 전방 산업의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회사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6.52% 감소한 1950억 원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또 다른 8인치 웨이퍼 파운드리인 SK키파운드리의 가동률도 80%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으로 부품을 공급하는 미국·유럽 지역의 팹리스 주문도 증가하면서 가동률이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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