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스틸 코드 사업부문 매각을 추진하는 HS효성첨단소재가 제 값을 받아내기 위해 글로벌 사모펀드(PE)와의 물밑 협상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S효성첨단소재가 인수 후보군을 극도로 제한함에 따라 복수의 외국계 PE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대표적으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과 칼라일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IB 업계 관계자는 “HS효성 측이 ‘아무에게나 팔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폴리에스테르(PET) 타이어코드 글로벌 1위 업체인 만큼 기업가치를 충분히 인정받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전했다.
매각 방식은 공개입찰로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최근 성사된 롯데렌탈 매각 사례처럼 프라이빗딜 형태로 진행되는 안도 배제하기 힘들다. 물밑 협상 과정에서 제값을 주겠다는 PE가 있다면, 우선협상권을 부여해 이른 시일내 매각 작업을 마치기를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대상인 타이어스틸코드 사업부는 지난해 매출 8600억 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1400억 원을 기록했다. 북미 시장 1위, 유럽 시장 3위권의 높은 시장지배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얇은 와이어 여러 개를 합쳐 놓은 이 소재는 타이어의 충격 흡수와 승차감 향상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HS효성첨단소재는 스틸코드 외에도 나일론 타이어코드, 폴리에스테르 타이어코드 등 3대 타이어 보강재를 생산하는 유일한 기업이다. 1968년 국내 최초로 나일론 타이어코드를 생산한 이래 글로벌 타이어 제조사들에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해왔다. IB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할 때 1조 5000억 원 안팎의 매각가를 기대할 수 있다”며 “중국의 저가 제품 공급 확대로 인한 시장 환경 변화도 매각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HS효성첨단소재는 이번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탄소섬유, 인공지능(AI) 등 신성장 동력 발굴에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해 7월 효성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이후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본격화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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