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자동차·디스플레이 등 한국의 10대 제조업 기업들이 올해 계획하고 있는 투자 규모가 119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2차전지 등 업황이 좋지 않은 일부 업종에서는 투자가 위축됐지만 반도체·자동차와 같은 핵심 업종의 투자는 지속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2일 서울 강남구 한국무역협회에서 ‘제5차 산업투자전략회의’를 열어 10대 제조업 기업의 투자 실적 및 계획을 점검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10대 제조업에 속한 대표 기업은 물론 대한상공회의소, 산업연구원 관계자가 참석했다.
산업부가 자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올해 10대 제조업 기업은 설비투자에 총 119조 원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2024년 투자 계획 110조 원보다 7% 정도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실제 투자 규모는 114조 원으로 목표치를 넘겼는데 올해 투자 계획은 이보다도 약 4.4% 더 많다.
10대 제조업 기업의 설비투자 계획은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10대 제조업 기업의 투자 계획은 2023년 100조 원이었지만 지난해 110조 원, 올해 119조 원으로 상승했다. 글로벌 고물가에 이어 미국발 관세전쟁이 불거지는 등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기업들은 꾸준히 경쟁력을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의미다.
산업부 관계자는 “10대 제조업 기업의 설비투자 규모는 2023년 기준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4% 규모로 전체 설비투자의 42%를 차지한다”며 “특히 AI 분야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반도체 업계와 자동차 업계의 투자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10대 제조업은 반도체·자동차·디스플레이·2차전지·석유화학·정유철강·바이오·조선·기계로봇·섬유 산업 등이다.
이날 업계는 기업이 보다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달라고 한목소리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시투자세액공제와 같은 세제 혜택뿐 아니라 설비투자에 과감한 금융 지원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높아진 통상 불확실성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