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풍선(104620)의 고재경·최명일 회장이 보유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액을 조기 상환하기로 결정하면서 현금 유출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랑풍선은 고·최 회장이 각각 22억 5000만 원 규모의 CB와 BW를 다음 달 12일 조기 상환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전환가액은 5745원이다. 노랑풍선의 최근 주가는 4500~4700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보통주로 전환 시 약 18% 손실을 볼 수밖에 없는 만큼 현금 상환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노랑풍선은 코스닥에 상장하고 2년 후인 2021년 3월 1회 차 CB와 2회 차 BW 발행을 통해 총 200억 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했다. 2022년 3월부터 전환 청구가 개시됐는데 주가가 지속 하락하면서 투자자의 상당수는 보통주 전환보다는 조기 상환을 택했다. 이번 결정으로 노랑풍선에서는 총 45억 원의 현금 유출이 예상된다. 2024년 3분기 말 기준 노랑풍선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47억 원 수준으로 이번 상환으로 약 13%가 감소하게 된다.
주목할 만한 점은 업황 개선 추세인 상황에서 대주주들이 주식 전환이 아닌 현금 상환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여행 업계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실적이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대주주들이 현금 상환을 선택한 것은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제한적이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노랑풍선의 실적을 살펴보면 2022년 매출 220억 원에 영업손실 209억 원을 기록했으나 2023년에는 매출이 986억 원으로 급증하며 66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2024년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매출 1051억 원, 영업손실 48억 원을 기록 중이다.
이처럼 업황과 실적 모두 개선세지만 추가 자금 조달 가능성이 나오며 주가 전망은 불투명해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운영 자금 확보를 위한 추가 자금 조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지배구조 불안정성이 가중됐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대주주들이 CB·BW를 주식으로 받지 않고 조기 상환 결정을 내리면서 지분율을 늘릴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현재 노랑풍선의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40.26%로 이 중 고 회장이 12.64%, 최 회장이 11.26%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고 회장과 최 회장의 가족 및 친척들이 나눠 갖고 있다. 특히 최근 두 회장의 자제들이 각각 이사로 승진하며 2세 경영 준비가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대주주들의 현금화 결정은 시장에 부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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