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을 주고 받는 밸런타인 데이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치솟는 초콜릿값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예년같은 특수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유통업계는 초콜릿 제품 가격을 줄줄이 올리고 있다.
밸런타인 초콜릿의 대명사인 매일유업의 '페레로로쉐'의 가격은 3알 세트가 지난해 2700원에서 3000원으로, 1알에 1000원 수준으로 올랐다. 8알인 하트 박스 제품 가격은 1만원에서 1만1000원으로 인상됐다.
프리미엄 초콜릿 브랜드 고디바는 가격은 그대로지만 용량을 줄이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을 단행했다.
'초콜릿 레이어 케이크'의 중량은 기존 540g에서 370g으로, '다크 초콜릿 케이크' 중량은 기존 540g에서 430g으로 줄고 케이크 지름도 기존 15.5cm에서 14cm로, 15~16cm에서 13~14cm로 각각 줄었다.
롯데웰푸드는 가나 초콜릿과 빼빼로 등 26개 제품 가격을 17일부터 평균 9.5% 인상할 예정이다. 가나 마일드 소비자가격은 2800원에서 3400원으로, 크런키는 1400원에서 1700원으로, 몽쉘 오리지널은 6600원에서 7000원으로 각각 오른다.
오리온은 지난해 말부터 초코송이와 다이제초코 등 제품 가격을 평균 10.6% 인상했고, 같은 시기 해태제과도 초콜릿 원료 비중이 높은 포키, 홈런볼, 자유시간 등 제품 가격을 평균 8.6% 올렸다.
식품업계는 인상 이유로 코코아 가격이 급등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코코아 가격은 지난해 172% 급등한 데 이어 국제상업거래소 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현지시각) 기준 코코아 선물가격도 1년 전과 비교해 68.5% 오른 톤(t)당 1만111달러에 거래됐다.
다만, 원가 상승을 고려하더라도 식품업계가 실적 상승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식품업체들이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른 원가 부담을 이유로 거의 매년 연말‧연초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며 "혼란한 시점을 틈타 이뤄지는 가격 인상이 기업의 이익만을 최대한으로 끌어내기 위한 선제적 가격 전략이라면 엄중한 질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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