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타보니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를 왜 교통혁명이라 하는지 실감납니다.”, “출근길 신세계가 열리고, 삶의 질이 높아졌어요.”
지난해 12월 개통한 GTX-A가 파주시민의 일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지역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GTX를 직접 타보면서 느낀 긍정적인 체험을 공유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파주시가 지난 달 말 파주시민 261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보면 응답자 중 99.4%가 개통일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을 만큼 관심이 높았고, 개통 후 한 달 이내 GTX를 이용해봤다고 응답한 이들도 82.8%에 달했다. 노선 이용에 대한 만족도도 91.2%(매우 만족 66.1%, 만족 25.1%)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GTX-A 파주 운정중앙역~서울역 구간의 누적 이용객 수는 개통 4주 만인 1월 23일 기준 100만 명에 육박한다. 수서~동탄 구간 개통 후 같은 기간 이용객의 4배를 넘어선 수치다. SRT와 선로를 공유하는 수서-동탄 구간의 배차간격이 평균 17분대인 반면, 파주 운정~서울 구간은 단독선로 이용으로 배차간격을 10분 대로 대폭 줄일 수 있었던 점이 두 구간 사이 결정적 차이를 이끈 요인으로 분석된다.
GTX-A 서북부 구간 운영사인 에스지레일에 따르면, 같은 기간 전체 이용객 중 파주 운정중앙역 이용객 비율은 21.4%로 아직 완공되지 않은 창릉역을 제외한 5개의 정차역이 비교적 고른 이용 수요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GTX가 일으킨 ‘속도혁명’…서울 출퇴근 길이 빨라졌다
GTX-A를 이용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는 ‘출퇴근’이라는 응답이 44.8%를 차지했다. 여가를 위해 이용했다는 응답은 45%로 더 높은 비율을 보였지만, 개통 초기 호기심 해소 목적의 이용자가 다수 포함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출퇴근 이용자의 비중은 확실히 높은 편이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서울로 출퇴근을 하는 이용자 971명 중 주 5회 이상 이용객 수가 49.6%로 가장 많았고, 주 3회가 11.8%로 뒤를 이었다.
개통 한 달 사이 운정중앙역을 출발해 일산 킨텍스~대곡을 거치면서 좌석이 꽉 차고, 서서 가는 사람들도 늘었다. 2월로 접어들면서 그간 관망하던 이들도 속속 GTX 출퇴근 대열에 합류하면서 운정에서 이미 만석으로 출발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시민들 입장에서 이른바 ‘GTX 교통혁명’의 최대 효과는 획기적인 ‘이동시간 단축’이다. 파주 운정중앙역에서 서울역까지 32.3km 구간을 이동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불과 21분 30초. 평일 기준으로 같은 구간을 경의중앙선 전철로 이동하면 46분, 광역버스로는 평균 66분, 출퇴근 시간대에는 90분까지 소요되던 이동시간이 30~40분 이상 단축됐다.
파주 운정중앙역의 경우 버스 정류장과 역사 대합실이 곧바로 연결되는 구조로 되어 있는 데다 개찰구에서 승강장까지 초속 150m로 연결하는 고속엘리베이터를 8대나 갖추고 있어 환승을 위한 이동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는 효과도 상당하다.
GTX-A의 놀라운 이동시간 단축효과 덕에 출퇴근에 소요되는 시간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서울 출퇴근에 GTX-A를 이용하고 있다고 답한 981명에게 물었더니, 출퇴근 이동 시간이 편도로 30~40분가량 줄었다는 응답이 33.6%로 가장 많았고, 50~60분 줄었다는 응답은 9.1%, 60분 이상 줄었다는 응답도 8.3%로 나타났다.
◇“GTX 개통 후 서울 출근길 90분→55분…안 막히고 앉아서도 가요”
을지로로 출근하는 한 시민은 해오름마을에서 빠른 걸음으로 15분 거리에 있는 경의중앙선 운정역에서 전철을 타고, 홍대입구역에서 2호선으로 환승, 을지로입구까지 매일 1시간 30분이나 걸리던 출근길이 GTX 개통 후 35분이나 짧아졌다.
출퇴근 시간대에는 출발하면서부터 이미 전철이 포화상태라 좌석에 앉아 쉬는 건 꿈도 못 꾸지 못했다.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다 보니 피로감도 엄청났다. 전철 대신 앉아서 갈 수 있는 광역버스도 타봤지만, 좌석이 있는 버스를 기다리거나, 일반 전철 환승을 위한 이동 시간, 열차 대기시간까지 합쳐 2시간 넘게 걸릴 때도 있었다. 교통체증이 심한 날엔 버스가 ‘도로 감옥’에 갇히기 일쑤여서 지각을 걱정해야 하는 날도 많았는데, GTX 개통 이후 이런 고민이 사라졌다.
◇1분기 내 열차 추가 투입 전망, 출퇴근 시간 배차간격 6분 대
GTX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빠르게 늘면서, 이용환경 개선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GTX 열차 이용과 관련한 불편사항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1.5%가 출퇴근 시간대 배차 간격을 꼽았고, 운행횟수 부족에 26.2%, ATM 기기나 상업시설 부족을 꼽은 이들도 14.6%로 나타났다.
배차간격과 열차 운행 횟수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부분인 만큼 출퇴근시간대 열차를 늘려 배차간격을 현재의 10분 보다 더 짧아져야 한다는 의견이 77%로 높다. 이 같은 요구는 조만간 말끔히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토부가 밝힌 바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안에는 3개 편성의 열차를 추가 투입해 하루 운행횟수를 현재보다 58회 많은 282회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이 경우 출퇴근시간대 배차간격을 6분대까지 짧아지면서 파주시민의 GTX-A 이용 수요는 더욱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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