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기공식에서 삽을 떴던 기억이 생생해요. 그런데 옛 전남도청의 제 모습을 복원하기 위해 아직까지 공사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철저한 복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2일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복원 공사 현장에서 당시를 회고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2008년 첫 문체부 장관 때 광주에서 행사를 주재했었다. 현재 옛 전남도청은 1980년대 모습을 살리기 위해 복원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9월 완공 예정이다. 새로 태어날 옛 전남도청과 ACC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광주 원도심의 활성화와 함께 광주·전남 지역의 문화 역량이 한층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지방 문화의 전반적 성장과 연결될 수 있다.
이와 함께 국내 최대 복합문화예술공간이지만 문체부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ACC가 활력을 되찾고 있다. ACC는 지역적 편재성과 콘텐츠의 부족으로 아쉬움을 줘왔다. 일단 개관 10주년을 맞는 올해 다양한 아이템을 중심으로 ‘아시아문화전당’에 걸 맞는 역할을 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문체부에 따르면 ACC는 지난해 320만 명이 방문했다. 2015년 개관 이후 9년간 누적 방문객은 1900만 명이다. 올해 ‘내일의 아시아, ACC가 그리다’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주요 전시로는 미디어아트와 신체 운동, 놀이를 융합한 ‘ACC 미래운동회’가 열린다. 공연으로는 5월 ‘나는 광주에 없었다’가, 10월에는 ‘흥보가’를 기반으로 한 미디어 판소리극 ‘제비노정기’가 관객을 만난다.
옛 전남도청의 복원 사업도 올해 마무리된다. 앞서 ACC는 옛 전남도청을 둘러싸는 형태로 지어졌다. 이번 복원 사업은 ACC 설립시 철거 또는 변형된 일부 시설을 보강하고 증축하는 것이다. 1980년 전후 3만 여 점의 사진과 영상, 문서 등 유물을 확보했고 이를 토대로 ‘5·18 최후 항쟁지 옛 전남도청’ 원형 복원 및 추모, 교육, 체험, 소통 공간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1월 4일 공사 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일정 차질 우려가 생기기도 했다. 현장 관계자는 “1월 말 현재 공정률이 약 45%로 9월 준공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유 장관은 “철저한 관리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서울 소재 국립예술단체 한 곳을 광주 ACC로 이전하면서 힘을 싣기로 했다. 유 장관의 지론인 국립단체의 지방 이전 차원이다.
유 장관은 12일 광주·전남 지역 예술인들과의 간담회에서 “현 정부 문화정책의 핵심은 지역(지방) 문화예술의 발전”이라며 “(두 번째 임기인 2023년) 취임 후 광주에 5번 왔다. 지방 중에서는 최다다. ACC에도 국립 예술단체가 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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