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적 성향의 기독교 단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계엄 사태 속에서 일부 극우 개신교 세력의 선동과 폭력이 한국 교회를 과잉 대표하는 현 상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13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김종생 목사)는 입장문을통해 "지난 12월 3일 계엄 발령은 명백한 친위 쿠데타였다"면서 “극우 세력의 준동으로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법원을 향한 폭력 테러가 자행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더욱 심각한 문제는 교회 안의 극우 세력이 거리낌 없이 폭력을 조장하고 선동하며,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일부 몰지각한 자들의 일탈로 치부했던 우리의 책임 또한 결코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바로잡지 않는 사이, 그들은 점차 광신에 빠져들었고, 이제는 우리 사회의 근간을 뒤흔드는 반사회적 폭력 집단이 돼 버렸다”고 덧붙였다.
협의회는 “특정 개인이나 교파의 극단적 주장이 한국교회를 대표할 수 없으며, 참된 그리스도인의 신앙은 사랑과 박애, 평화의 가치 위에 서 있어야 한다”며 “일부 극우 개신교 세력의 폭력적, 반헌법적 행보는 그리스도의 복음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협의회는 또 “극우 개신교 세력의 폭주와 타락은 결국 한국 개신교 내부에서 오랫동안 곪아온 상처가 터져 나온 결과”라며 “이제 이 문제를 외면하지 말고 우리 자신부터 먼저 돌아 봐야 한다. 철저히 성찰하며 본래의 신앙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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