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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지속가능 밸류업 위한 빌드업

■ 안상희 대신경제연구소 센터장

안상희 대신경제연구소 센터장




한국거래소 주도로 이행 중인 국내 상장 기업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이 지난해 5월 시행 이후 8개월여를 맞이했다. 그동안 밸류업 본 공시에 참여한 기업 수는 지난해 말 기준 94개사로 집계됐다. 만족스러운 수치라고 할 순 없으나 시행 초기 흘러나왔던 상장 기업들의 공시 참여 저조 우려를 감안하면 그럭저럭 평이한 수준이라 할 수 있겠다.

아쉬운 점이 없는 건 아니다. 현재 밸류업 본 공시는 특정 업종에 쏠려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본 공시한 94개사 중 금융서비스(은행 포함)와 자본재 비중은 약 19%와 22%다. 두 업종 만으로 40%를 상회한다.

내용 면에서도 개선 사항이 많아 보인다. 밸류업을 위한 기업들의 구체적인 목표설정 지표 중 배당 등 주주환원 관련 사항은 84개사(89%)에 집중됐다. 목표지표 중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자본효율성은 69개사(73%), 성장성 지표는 46개사(49%),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시장평가는 29개사(31%)로 상대적으로 그 비중이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달 31일까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본 공시한 기업 103개사의 평균 주가수익률(각 사 공시일 대비 지난달 말까지의 주가 수익률)은 0.85%로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수익률(0.03%)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국내 정치 상황 급변에 따른 영향으로 밸류업 공시 기업의 주가 성과가 적절히 반영됐는지 판단이 어렵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향후 밸류업 공시의 목표설정은 일시적인 주주환원 관련 내용에만 집중되기보단 해당 기업이 지속적으로 밸류업 내용을 이행할 수 있는지에 더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지속가능성 강화가 향후 주가 성과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밸류업 계획에 참여한 기업은 ‘목표설정 다양화’와 ‘주주 소통 강화’라는 두 축이 균형 있게 작동하도록 자체적인 내재화(빌드업)가 필요해 보인다. 기업 밸류업의 목표설정이 주주환원에 집중되는 것은 지속 가능한 측면에서는 적절하지 않다. 주주환원의 지속 가능 측면에서는 적절한 재원(배당 등 자본배분) 확보 계획이 동시에 구축돼야 한다. 다시 말해 기업들의 목표설정이 주주환원의 재원 확보를 위한 수익률 제고 방안, 설비투자에 따른 현금흐름 계획 등으로 다양하게 제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주와의 소통 계획도 이전보다 힘 써야 한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 중 주주 소통의 중요성이 이전보다 더 부각되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국내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소액주주 권리 강화를 꾀하는 시장 분위기가 많이 형성되고 있다. 주주행동주의를 표방하는 펀드의 ‘주주활동(기업과 주주 간의 소통과 협력을 통해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투자자의 수익률을 높이는 활동)’ 빈도가 점점 늘고 있다. 과거 일 년 중 상장 기업의 정기주주총회를 전후로 이행됐던 주주활동은 최근 들어 연중 상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앞으로 기업과 주주 간 소통 문제는 더 부각될 수밖에 없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이행 방안, 그리고 이행평가 등의 프로세스를 제고하기 위해 주주와의 눈높이를 맞추려는 소통 노력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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