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수 GS(078930)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비즈니스 전환을 이뤄내면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12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서 ‘AI·디지털 협의체’를 열고 AI를 활용한 데이터 관리와 비즈니스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GS그룹은 정유와 석유화학 산업 공정 최적화에 AI 자율 제조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하는 등 생산 현장에서의 AI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이날 자리에는 허 회장을 비롯해 각 계열사 사장단, 경영진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올해 신년 임원 모임 이후 그룹 경영진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허 회장은 “GS그룹이 AI 반도체 같은 제품을 개발하는 사업을 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우리가 가진 데이터를 자산으로 삼아 제대로 관리하고 AI를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면 기술을 넘어선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S 경영진은 협의체에서 AI와 디지털 기술로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고 사업적 발전을 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양자컴퓨터 등 혁신 기술 시대에 대비할 방안의 중요성에도 공감하며 미래 사업 생태계를 선도할 방안을 강구해나가기로 했다 .양자 표준기술 전문 스타트업인 SDT의 윤지원 대표를 초청해 강연도 들었다. 윤 대표는 양자컴퓨터의 기술적 진전과 미래에 대해 강연했고 GS그룹은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을 찾기 위한 전략을 논의했다.
GS그룹은 현재 허 회장의 진두지휘 하에 그룹 전반에 AI를 적용하는 디지털전환(DX)을 가속화하고 있다. 허 회장은 “임원을 포함해 GS의 직원이라면 생성형 AI 같은 개발 도구를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디지털 혁신은 일부가 아닌 모든 임직원의 몫”이라며 그룹 전반의 DX를 주문해왔다.
GS그룹의 발전 자회사인 GS파워는 이 같은 기조에 맞춰 발전소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했다. 수집한 데이터는 추후 머신러닝 등에 활용된다. GS E&R은 AI를 활용한 풍력발전량 예측솔루션을 자체 개발했다. 풍력발전량 예측솔루션은 산악 지형의 풍속 등 다양한 기상변수를 반영해 발전량을 예측하는 시스템이다. GS E&R은 업계 최초로 풍력발전량 예측 오차율을 10% 미만으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GS칼텍스는 산업통상자원부 국책 과제인 ‘AI 자율제조 선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AI 자율 제조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 GS칼텍스는 AI 플랫폼을 통해 정유와 석유화학 공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전체 공정을 최적화하는 선순환 시스템을 확보할 예정이다.
GS칼텍스는 우선 정유와 석유화학 공정별로 가동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이를 토대로 단위 공정별 AI 최적화 모델을 개발한다. 이후에는 전 공정을 통합하는 AI 자율제조 플랫폼을 구축해 여수 공장에서 실증 작업을 거쳐 플랫폼을 고도화해 나갈 예정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석유화학 불황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AI 기반 공정 최적화로 생산 비용을 절감하고 운영 효율성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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