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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에 치매 진단…원인은 아무 생각없이 쓰던 ‘이것’ 이었다

잘못 설치된 보일러로 일산화탄소 중독

국내 가구 80% 개별난방 보일러 사용

전문가들 “배기통 이탈 여부 등 확인해야”

이미지투데이




영국의 한 여성이 30대 나이에 두통, 집중력 저하 등을 겪다 결국 치매 진단을 받았다는 사연이 알려진 가운데 진짜 원인은 보일러에서 누출된 일산화탄소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달 4일(현지 시간) ITV는 수 웨스트우드-러틀리지(52)가 18년 전 이사한 집에서 3년간 원인 모를 증상에 시달렸다고 전했다. 수는 극심한 두통과 어지럼증, 집중력 저하를 겪었고 결국 쓰러져 주요 장기가 기능을 상실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당시 의료진은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해 코카인 중독을 의심하기도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30대라는 이례적인 나이에도 불구하고 치매라는 진단을 내렸다.

진실은 에너지 공급업체 브리티시 가스(British Gas)의 정기 점검에서 드러났다. 수와 당시 6세였던 아들은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보일러에서 누출된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있었던 것. 수는 “가스 기사가 즉시 대피하라고 했을 때의 표정을 잊을 수 없다”며 “창문을 항상 열어둔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20년 가까이 흐른 현재도 수의 후유증은 계속되고 있다. 근육통과 편두통, 기억력 저하에 시달리고 있으며 신경 손상으로 양손과 발 수술을 받았다. 한동안은 짧은 문장조차 읽을 수 없어서 재활 훈련을 받아야 했다.



수는 “신경외과 검사 결과 뇌 상태가 80대 노인이나 뇌졸중 환자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건설회사를 운영하며 헬스장을 다니는 등 건강관리에도 힘썼던 그의 인생은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보일러 하나로 송두리째 바뀌고 말았다.

수는 현재 일산화탄소 안전 인식 제고 캠페인에 참여하며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한편 핸정안전부에 따르면 국내 가구의 약 80%가 개별난방 보일러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화재, 유해가스 누출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3년(2021~2023)간 발생한 가정용 보일러 화재는 497건에 달했다. 이중 전기 접촉 불량 등 전기적 요인이 42%로 가장 많았고 과열·노후화 등 기계적 요인이 39%로 뒤를 이었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일산화탄소의 대기 중 농도가 0.64%만 돼도 10~15분 내에 사망할 수 있다. 1.28%를 넘으면 1~3분 내에 목숨을 잃는다. 인체에 치명적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고, 냄새도 맡을 수 없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전문가들은 일산화탄소 중독 예방을 위해 배기통 이탈 여부 확인과 환기구 개방, 일산화탄소 감지기 설치 등 안전수칙을 준수할 것을 강조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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