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가 지난해 그룹 실적을 발표한 지 엿새 만인 이달 12일, 진옥동 회장은 일본으로 건너가 올해 첫 해외 투자설명회(IR)를 개최했다. 그는 이날부터 나흘간 일본 금융청과 일본은행(BOJ) 같은 금융 감독 당국을 비롯해 다이와증권과 미즈호·SMBC 등 8개 기관의 수장 및 관계자들과 만났다. IR 미팅에 참석한 한 일본 기관투자가는 “한국의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포함한 경제 관료들의 적극적인 정책 대응 및 소통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번 진 회장과의 면담에서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와 안정감을 갖게 됐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투자를 해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진 회장이 올해 첫 해외 IR 무대인 일본에서 비상계엄 사태와 트럼프발(發) 관세·무역 전쟁에도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문제가 없음을 알리는 ‘민간 금융대사’ 역할을 해냈다.
신한금융그룹은 16일 진 회장이 방일 기간 동안 최근 고조된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국내외 업계 동향을 공유하고 일본 기관투자가들의 투자 유치 및 확대를 위한 일정을 소화했다고 밝혔다.
진 회장은 일본 금융기관들과 만나 한국을 둘러싼 정치·경제의 불확실성 증대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0.378%포인트였던 한국의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이달 14일 현재 0.313%포인트까지 낮아졌다.
진 회장은 그룹의 경영 실적과 밸류업 프로그램 이행 상황도 함께 전하며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4조 5000억 원이 넘는 순익을 올리며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진 회장은 계열사인 신한투자증권에서 최근 1300억 원 규모의 금융 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사태를 조기 수습해 그룹을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가계부채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국내 금융시장의 주요 리스크에도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진 회장은 “이번 일본 방문을 통해 주요 투자자들의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고 굳건한 신뢰를 재확인하게 됐다”며 “해외 투자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한국 금융시장을 든든히 받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신한금융의 지속 가능한 성장 노력을 전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본 주요 주주들은 진 회장과의 면담 이후 신한금융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화답했다. 한 참석자는 “신한금융의 경영진들이 자본비율을 잘 관리해 약속한 주주 환원을 이행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전 세계 20개국 250여 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지난해 말 이후 국내 금융시장 상황을 해외 투자자들에게 적극 전달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모건스탠리를 포함한 글로벌 투자은행(IB) 애널리스트들과의 간담회를 직접 주재하기도 했다. 신한금융의 한 관계자는 “국내 경제를 둘러싼 해외 투자자들의 우려를 덜기 위해 해외 투자자들과의 소통을 이어오고 있다”면서 “신한금융이 보유한 국내외 다양한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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