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이나 바르토크를 비롯해 비틀즈, 빌리 아이리시, 에미넴 등 다양한 음악들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K팝에 대해서는 아직 잘 알지 못하지만 흥미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싶습니다.”
네오클래식 음악가 중 전 세계 음악 스트리밍 1위를 기록한 피아니스트 루도비코 에이나우디(사진·70)가 최근 화상 인터뷰를 갖고 내한 공연을 앞두고 K팝과의 협력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음악이나 음악가에 대해서는 많이 알고 있지는 못하다”면서도 “(이번 내한에서) K팝 씬이 어떤지 한 번 보고 흥미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면 좋겠다. 모든 기회는 열려 있다”고 말했다.
에이나우디는 전 세계 음악 서비스에서 스트리밍 390억회를 돌파하는 등 모차르트·베토벤을 넘어 가장 많은 스트리밍 횟수를 기록한 클래식 작곡가로 꼽힌다. 대표곡 ‘익스피리언스’(experience)를 비롯해 다수 곡이 영화와 광고에서 활용됐다.
에이나우디는 클래식 작곡가이자 연주자이지만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이를 자신의 창작에도 융합시키고 있다. 에이나우디는 “어릴 땐 어머니가 연주해 준 쇼팽, 바흐, 슈만, 유럽 민속음악뿐만 아니라 비틀스, 빌리 아일리시, 라디오헤드, 래퍼 에미넴 등 다양한 아티스트의 음악을 즐겨왔다”며 “이들이 모두 많은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저의 풍성한 하모니, 멜로디가 에미넴이 가진 리듬감과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작업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에이나우디는 새로운 음악적 시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5년 전, 10년 전 성공한 음악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 창조의 힘은 새로운 영토를 탐색하는 데 있다”며 “음악을 통해 나만의 영토를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8년 만의 내한 공연에서는 17번째 정규앨범 ‘더 서머 포트레이츠’(The Summer Portraits)의 수록곡들과 기존 레퍼토리를 함께 연주한다. 그는 “이번 앨범은 어린 시절 여름 방학 때 3개월간 이탈리아 어촌 마을에서 보낸 기억이 테마”라며 “학교를 갈 필요 없이 세계를 직접 경험하고 탐험했던, 그야말로 자유를 만끽한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언더워터'(Underwater), '인 어 타임 랩스'(In A Time Lapse) 등 그간 앨범에 실린 곡도 들려준다. 공연은 바이올린·첼로·퍼커션·아코디언과 에이나우디의 피아노 연주로 이뤄지며 4월 2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다. 그는 “한국은 언제 방문해도 늘 반가운 나라”라며 “한국 관객들이 제 음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고 떠올렸다. 그는 “사람들이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에 갇히지 않고 여전히 숨 쉴 공간이 있다는 것을 느끼는 데 내 음악이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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