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롯데지주(004990)의 배당 소득이 지난해 대비 최대 35%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3년 넘게 적자가 지속된 롯데케미칼(011170)이 배당 규모를 큰 폭으로 줄였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계열사는 적극적으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을 위해 주주 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지만, 지난해 최초로 중간 배당을 실시한 롯데케미칼은 올해도 적자가 예상돼 중간 배당을 지속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올해 자회사(롯데케미칼·웰푸드·쇼핑)의 배당금을 통해 최소 684억 원의 배당소득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1050억 원 대비 34.86% 감소한 규모다.
롯데웰푸드(280360)가 올해 결산 배당을 지난해 3000원에서 올해 3300원으로 올리는 등 일부 계열사는 주주 환원을 강화했지만 롯데케미칼의 배당이 크게 줄면서 롯데지주의 배당소득이 감소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중간 배당 1000원, 결산 배당 3500원을 합쳐 총 4500원을 배당했다. 그러다가 올해 결산 배당을 1000원으로 줄였다. 지난해 최초로 중간 배당을 실시했지만 올해에도 지속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2024년 연결기준 8948억 원의 영업손실을 보면서 3년 연속 적자 행보를 기록하고 있다. 2022년에 7626억 원, 2023년에 3477억 원 등의 영업손실을 봤는데 최근 3년 누적 영업손실이 2조 원에 달한다. 글로벌 석유화학 산업이 공급 과잉 상태인 것에 더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 부진까지 겪으면서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에는 롯데케미칼의 2조 원 규모 회사채를 놓고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하면서 그룹의 상징인 롯데타워가 담보로 잡히기도 했다.
롯데그룹 측은 올해 점진적 업황 개선과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밝혔지만 증권가에서는 롯데케미칼이 올해에도 4000억 원 넘게 적자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역내 공급과잉이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롯데케미칼은 올해까지 영업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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