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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AI행동 정상회의와 글로벌 데이터 정책의 향방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장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장. 사진 제공=개인정보위




지난 주 파리에서 열린 ‘인공지능(AI) 행동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AI 정상회의는 2023년 영국에서 처음 열린 후 지난해 서울에서 개최됐고 이번에 파리에서 세 번째 행사가 마련됐다. AI는 최근 몇 년 동안 급속도로 글로벌 논의의 핵심 주제로 부각됐다. 특히 올해는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를 둘러싼 관심과 논란이 여러 나라에서 불거지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AI 정책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면서 더욱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딥시크의 등장은 정책적 관점에서 매우 다양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그중 중요한 것 하나는 뛰어난 성능의 AI를 만드는 것은 세계적 규모의 빅테크 기업만 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국내에도 충분한 잠재력을 갖춘 기업이나 연구진이 있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가능하다. 반도체를 비롯한 하드웨어 자원에 일정한 제약이 있더라도 인재들이 모여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잘 조성되면 국내에서도 세계 수준의 기술개발을 해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 다른 한편으로는 기술 수준이 뛰어나더라도 이용자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면 해당 기술은 시장에 뿌리를 내리기 어려울 수 있다는 시사점도 있다.



이번 AI 행동 정상회의는 새롭게 제기된 AI 관련 여러 사안들에 대해 각국의 지도자와 전문가들이 모여 논의하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해줬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및 프랑스 개인정보 감독기구(CNIL)와 공동으로 데이터에 대한 접근·공유 그리고 거버넌스에 관한 국제 행사를 개최해 AI 시대에 맞는 데이터 거버넌스 체계는 어떤 것일지 논의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 행사는 개인정보위가 주도적으로 구상해 진행했다는 데 또 다른 의미가 있다. 행사를 계기로 주요국 개인정보 감독기구들이 함께 발표한 공동선언문을 작성한 곳도 개인정보위다. 이제는 우리나라가 데이터에 관한 글로벌 논의의 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상황이 됐다.

공동선언문에는 개인정보위가 AI의 맥락에서 지금까지 강조해온 원칙 기반 규율 및 리스크 기반 접근의 기조가 반영됐다. 선언문에 담긴 중요한 내용으로 무엇보다 혁신 활동에 대한 강조를 들 수 있다. 선언문을 통해 반복적으로 혁신의 중요성을 언급해 AI와 관련된 혁신 활동을 장려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둘째, AI와 관련된 기술 환경 및 데이터 처리 환경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상황을 고려해 개인정보의 적법한 처리근거에 대해서도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할 필요가 있음을 언급했다. 셋째, 국내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는 개인정보 샌드박스 제도 등을 언급하면서 AI와 관련한 새로운 실험적 시도를 장려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았다. 마지막으로 AI 혁신 활동을 지원하거나 정책적 공조를 하는 등 여러 맥락에서 개인정보 감독기구들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음을 지적하고 이들 기구가 그에 걸맞는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이제 AI와 개인정보를 둘러싼 우리나라의 고민과 경험이 자연스럽게 글로벌 논의에 반영되고 그러한 논의가 국내로 환류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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