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 공모금액은 대형(공모액 1000억 원 이상) IPO 증가로 전년 대비 증가했다. 특례상장기업의 상장 건수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하반기 이후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중소형 기업들이 IPO 과정에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IPO 시장동향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IPO 기업은 77개사로 2023년(82개사) 대비 6% 줄었다. 공모액은 2023년 3조 3000억 원에서 3조 9000억 원으로 16.4% 증가했다. 이는 HD현대마린솔루션, 시프트업, 산일전기, 엠앤씨솔루션, 더본코리아 등 대형 IPO가 성공적으로 진행된 덕분이다.
지난해 IPO를 규모별로 보면 코스닥을 중심으로 한 100억∼500억 원 규모의 중소형 기업이 59개사로 전체의 76.6%를 차지했다. 1000억∼1조 원 규모의 대형 IPO는 5개사, 1조 원 이상 초대형 IPO는 없었다.
특례상장기업은 41사로 2023년(33개사) 대비 24.2%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코스닥 상장기업(70개사)의 58.6%를 차지했다. 특례상장기업 중 바이오 기업 비중은 2020년 68%에서 지난해 25%로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 수요예측 참여기관 수는 1871개사로 전년(1507개사) 대비 24.2% 늘었다. 아울러 수요예측 시 희망 가격 범위(밴드)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를 확정된 비중은 66%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상반기 IPO의 93%가 밴드 상단 초과로 가격이 결정되었으나, 하반기에는 상단 초과 비중이 50% 수준으로 감소했다. 하반기 ‘옥석가리기’ 투자가 심화한 탓이다.
실제로 기관투자가 수요예측까지 마치고 상장을 철회한 사례는 상반기 1건에 지나지 않았으나 하반기에는 6건이나 됐다. 주로 공모액 1000억 원 미만의 중소형 IPO였으며 바이오, 소프트웨어, 반도체, 금융업 등 업종도 다양했다.
기관투자자 배정물량 중 의무보유 확약 비율은 지난해 26.4%에서 8.3%포인트 감소한 18.1%였다. 역시 상장일 새내기주 주가 폭락 현상이 지속되면서 기관투자가들이 물량 보유 기간을 최대한 짧게 설정하려 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기관투자자 배정은 운용사(펀드) 56.3%, 외국인 15.5%, 연기금 및 운용사(고유) 8.3%, 기타 17% 등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1016대1로 전년(934대1) 대비 8.8% 상승했다. 공모가 대비 상장일 시초가 및 종가 수익률은 역대 최고 수준이었던 2023년 대비 하락했다. 시초가 수익률은 82%에서 65%, 종가 수익률은 72%에서 42%로 낮아졌다.
금감원은 IPO 시장의 공정성과 합리성을 개선하고 투자자 보호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IPO 시장이 단기차익 목적 투자에서 기업가치 기반 투자 위주로 합리화 될 수 있도록 1월 발표한 IPO제도 개선 방안의 원활한 정착을 지원하는 한편 상장 주관사와 간담회를 통해 IPO 심사 과정에서 확인된 특이사항을 공유하고 업계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등의 소통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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