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에 사는 주부 김모씨는 평소 낮에 장을 봤지만 최근에는 오후 8,9시에 마트로 향한다. 높은 물가에 먹거리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마감 할인’ 시간을 이용하는 것이다.
1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 소비자물가지수는 121.01로 전년(117.38) 대비 3.1% 상승했다. 2022년 7.7%, 2023년 6.0% 각각 오른 데 이어 3년 연속 3% 이상 상승세를 보였다. 저렴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편의점 도시락(4.9%)과 삼각김밥(3.7%) 등의 가격도 인상됐다.
장바구니 물가 인상이 이어지며 외식비 부담이 커지자 식비 절약을 위해 마감 할인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유통업체들은 신선식품 등 유통기한이 있는 식음료 상품을 매장 마감 2∼3시간 전부터 할인해 판매하는데 먹거리 가격 부담이 커지며 마감 할인을 노리는 소비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최대 할인율 40%를 적용해 오후 8시부터 마감 할인에 돌입한다. 수량은 점포별로 그날 재고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지난해 마감 할인 시간에 이마트를 찾은 고객은 2023년 대비 4% 늘었다. 특히 지난해는 어획량이 줄어 가격이 오른 갈치·오징어 등 수산 식품, 델리 구이류는 마감 할인 매출이 10% 이상 증가했다
롯데마트도 지점별로 재고에 따라서 오후 6시부터 각 마트 영업 종료 시까지 마감 할인 제품을 최대 4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롯데마트 역시 마감 할인을 시작하는 오후 6시 이후에 점포를 방문하는 고객이 급증하는 추세다. 롯데마트가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 13일까지 시간대별 고객 수를 분석한 결과, 오후 6시 이후 고객 비중은 35%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0%포인트가량 증가했다.
동원F&B의 자사몰 동원몰의 경우, 소비기한 임박 제품을 한데 모아 할인하는 아울렛 코너가최근 인기다. 소비기한이 50% 미만 남은 가공식품을 비롯해 신신식품, 음료까지 구비했다. 그중 통조림 및 햄류 제품 판매량이 특히 많다. 동원몰의 임박상품 매출은 작년 하반기 기준 전년보다 5배나 늘었다. 오뚜기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내 자사몰을 통해 소비기한 임박 제품을 할인 판매 중이다. 소비기한이 30% 미만 남은 것을 임박 제품으로 분류 메가 세일 장보기 코너에서 최대 반값에 판다.
백화점과 편의점 업계에도 마감 할인 인기가 불고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익일 판매가 어려운 식음료 카테고리 제품을 오후 6~7시까지 20~50% 할인 판매한다. 작년 하반기 기준 신세계백화점의 오후 6시 이후 식음료 매출은 전년 대비 13.5% 늘었다. 편의점 CU도 ‘포켓CU’ 앱을 통한 마감 할인 판매가 지난해에 20% 이상 늘었다고 밝혔으며, 세븐일레븐, 이마트24도 마감 할인 매출이 연 10%대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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